유난히 매서웠던 올해 겨울 추위도 오는 봄을 막지는 못하나 보다. 어느새 두터운 겨울 외투는 옷장에 갈무리 되고 화사한 봄옷이 상점 진열대를 점령하고 나섰다.
봄이 오시나 보다.  본격적 나들이 철이 온다. 어디로 떠나 볼까?
아직은 추위의 끝자락이 남은 시기 이번 주말은 따뜻한 장 익는 냄새 가득한 순창으로의 여행을 준비해 보자. 고추장 민속마을은 전통고추장은 물론 된장 청국장, 각종 장아찌를 옛 어미의 손맛 그대로 맛 볼 수 있다. 여기에 장류체험관, 발효소스토굴, 장류박물관, 옹기체험관까지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시설도 한 가득이다. 발효소스 토굴에서는 순창에서만 맛볼 수 있는 구수한 발효커피 한잔도 잊지 말자. 순창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 전통의 맛과 멋을 간직한 ‘고추장 민속마을’
순창 여행은 전통의 맛으로의 여행이다.
 그만큼 순창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의 맛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장이다.
특히 발효식품의 대표적 고장으로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류(醬類)는 어느 지역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간직하고 있다.
 고추장은 조선시대 진상품의 반열에 오를 만큼 감칠맛과 매운 맛이 일품이다.
 고추장민속마을은 강천산과의 갈림길 앞에 위치해 있다. 순창지역에 산재해 있던 전통고추장 명인들이 한곳에 마을을 만들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장류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90년대 만들어진 마을이다.
 지금은 50여 가구 전통장류기능인들이 대를 이어 가업을 잇고 전통의 맛을 계승하고 있다. 
 집집마다 장독대가 즐비하고 메주를 매단 모습이 고풍스럽다. 이래서 순창이 발효의 마을인가 싶다.
고추장 민속마을 고즈넉한 한옥은 어디에 가도 벽 한 켠에 메주들이 짚으로 꼰 새끼줄에 매달려 있다. 어느새 보기 쉽지 않게 돼버린 매달린 매주를 보니 어린 시절 장 담그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고즈넉한 한옥들과 장독대, 널려 있는 메주는 그냥 그대로도 고향을 느끼게 해주는 볼거리가 된다.
 고추장 민속마을에서는 어느집에 들어가도 장독대가 그득이다.
그 안에서 고추장, 된장, 간장, 매실 장아찌, 감 장아찌가 느리게 익어간다.
어느 집에라도 들러서 장 맛을 봐도 이곳에서는 흠이 아니다. 오히려 장아찌도 맛보라고 내어주는 게 순창의 장맛이고, 훈훈한 인심이다.

▲ 전통의 맛과 멋을 현대에 되살린 ‘장류체험관’
  고추장 민속마을의 장맛에 취해 걷다 보면 한옥들과는 달리 깨끗한 현대식 3층 건물을 만나게 된다. 바로 순창 장류체험관이다.
장류체험관은 전통고추장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담가볼 수 있는 체험장이다.  관광객들에게 전통 장을 담가보는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순창군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에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전통고추장 담그기, 고추장 피자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전통튀밥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객에 한해 게스트 하우스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지난 2006년 문을 연 장류체험관은 한해 2만여명이 방문할 만큼 인근 지역에서는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체험관이다.

▲ 순창 관광의 새로운 핫플레이스 ‘발효소스토굴’
민속마을에서 도보로 10분 남짓 걸으면 순창 관광의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발효소스 토굴을 만나볼 수 있다. 발효소스토굴은 국내 최대 토굴형 저장고로 길이 134m, 최대폭 46m에 연면적 4,130㎡ 규모다. 고추장, 된장, 와인 등 발효식품의 저장을 위해 연평균 기온 15도에서 18도를 유지하고 있다. 트릭아트, 소스기획관, 미디어 아트 체험관이 준비돼 있다. 특히 미디어 아트 체험관은 장류가 발효도기 까지의 전 과정을 생생하고 화려한 미디어 아트로 체험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현재 가상현실 체험관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어 3월 말이면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발효소스토굴에서는 순창이 개발한 발효커피도 맛 볼 수 있다. 발효커피는 순창군이 토종미생물인 고초균, 유산균을 사용해 발효과정을 거친 커피로 한국인의 입맛에 딱이다.

이외에도 고추장 민속마을 주변에는 장류박물관 옹기체험관 등 가족단위 관광객을 맞는 시설들이 다양하다.
3월 봄이 왔다. 제주에서는 벌써 유채꽃이 피어 관광객을 유혹한다. 꽃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꽃보다 진한 발효향기 순창으로 첫 봄여행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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