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정월대보름인 2일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석한 이동인(42·전주시)씨가 달집을 태우며 이 같이 기원했다. 비단 동인씨뿐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모두는 한마음 한뜻이었다.

한결 포근해진 날씨에 봄기운이 완연했던 2일 오후 6시 30분께 정월대보름을 맞아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진행된 세시풍속 재현 행사에는 수백 명의 시민이 몰렸다.

피리 소리와 함께 다채로운 색깔로 단장한 풍물패가 마당에 들어섰다. 장구 소리부터 꽹과리가지 신명나는 풍물패에 자리에 있던 모두의 어깨는 자연스레 들썩였다. 풍물과 전통무용, 강강수월래 등 우리 가락에 빠져든 시민들은 공연단과 녹아들어 한데 어울렸다.

한바탕 놀이마당이 있은 뒤에는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달집태우기가 뒤를 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사내아이는 고사리손으로 곱게 쓴 소원지를 새끼줄에 걸고 정성스레 소원을 빌었다. 새끼줄에는 학업 성취부터 가족 건강, 사업 성공까지 다양한 시민들의 바람들이 적혔다.

동인씨는 “대보름을 맞아 박물관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들과 함께 참석했다”며 “오랜만에 접하는 세시풍속에 나도 모르게 신이 났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 듯하다. 올 해는 술술 풀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열린 행사는 마을 단위로도 곳곳에서 재현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박사를 배출해 ‘박사골’로 알려진 임실군 삼계면에선 정월대보름 당일인 2일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가 열렸다.

한편 정월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 음력 정월보름날을 말한다. 개인적인 기복 행사인 부럼깨물기, 더위팔기, 귀밝이술 마시기나 집단의 이익을 위한 줄다리기, 다리밟기, 고싸움, 돌싸움, 쥐불놀이 등 행사를 하는 명절이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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