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백나무숲
▲ 오송제

전북 1000리길 중 전주의 마지막이자 세 번 째 길인 건지산길은 ‘산과 들’길이다.

도심 속 생태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오송제를 지나는 구간으로 흔히 전북대학교 캠퍼스 둘레길로도 알려져 있다.

봄에는 푸르고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을 이뤄 시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닿는 곳이다. 특히 여름에는 밀림처럼 우거진 숲에 있자면 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다.

산의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누구나 걷기 쉬운 길이며 부담 없이 언제든지 산책하기에도 제격이다.

건지산길을 따라 힐링을 해보자.<편집자 주>

 

전주 건지산길은 총 8㎞로 이뤄졌으며 2시간 30분으로 비교적 부담이 없는 코스이다.

화려한 색감으로 수놓은 연화마을을 시작으로 최명희 묘소가 있는 혼불문학공원, 장덕사, 오송제, 동물원 뒷길, 건지산 정상, 숲속작은도서관, 조경단, 체련공원 그리고 동물원까지 완만한 경사로 가족들과 함께 오르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은 코스로 구성돼 있다.

전북대학교 기숙사에서 전주동물원 방면으로 가다보면 샛길과 함께 5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조용하고 조그마한 동네가 나오는데 이곳이 연화마을이다.

연화마을은 전주 도심 속에서 전원을 만끽할 수 있는 몇 곳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이다.

집 담벼락마다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져 있다.

지금 현재에는 군데군데 빈 집도 꽤 있어 조용해 건지산을 오르기 전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연화마을을 지나 건지산 산책길에 올라 조금만 가다보면 최명희 묘소가 있는 혼불문학공원이 나온다.

혼불문학공원은 지난 2000년 가을 최명희 작가 묘역에 작게 조성된 공원이다.

묘 주변으로 선생의 문학청년 시절의 모습을 형상화한 부조상이 있고 그 아래에는 반원형으로 10개의 안내석이 있는데 안도현·김병용·최기우 등 후배 작가들이 혼불과 작가의 어록 중에 가려 뽑아 새긴 것이라고 한다.

최명희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17년 동안 대하소설 혼불 집필에 매진 1996년에 총 10권 5부로 이뤄진 혼불을 완간했다. 도중에 위암 진단을 받았지만 암투병을 해가며 필생의 문학작품을 완성시킨 뒤 1998년에 끝내 세상을 떠났다.

혼불문학공원을 지나 장덕사에 가는 길에 단풍나무 숲이 있다. 가을이면 물드는 오색단풍으로 유명하다.

숲을 지나면 건지산 자락에 조그맣게 자리 잡고 있는 장덕사가 나온다.

장덕사는 대한불교일붕선교종 소속 사찰로 절 입구에는 약수터가 있고 대웅전, 대종고각, 삼성각, 요사 등 4채의 건물이 있다. 잠시 들러 구경해도 좋을 것 같다.

건지산 서편 정상을 지나 내려가면 생태호수공원 오송제가 있다.

오송제는 오승지, 오송지라고도 불리는데 오송지는 연못 호수 자체를 가리킨다. 이 일대 생태공원 자체의 명칭은 오송제이다.

오송제는 만수면적이 3.5㏊, 총저수량 4만 7,200㎥, 유효저수량은 4만 5,400㎥로 주변에 과수원과 논이 인접하고 있으며 상류지역에는 산림청의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종인 ‘낙지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환경복구사업이 이뤄졌으며 2011년에는 환경부로부터 대상을, 제2회 자연경관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또 오리나무와 편백나무의 군락지다.

오리나무는 일정 거리를 표시하기 위해 5리마다 한 그루씩 심었다고 해서 오리나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오리나무는 산소배출량이 많아 산소공장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청정지역에서 서식하는 밀잠자리와 노란잠자리, 깃동잠자리, 모메뚜기, 게아제비, 풍뎅이, 네팔나비 등 육상곤충상이 유일하게 서식하고 있다.

이밖에도 청둥오리, 논병아리, 왜가리 등 많은 조류 개체가 있다. 새를 관찰할 수 있도록 나무 벽에 네모난 구멍을 뚫어 볼 수 있도록 한 관찰 테크도 있다. 더 걷다보면 정자가 나온다. 잠시 호수를 바라보며 쉬어가도 좋을 것 같다.

오송제를 떠나 소리문화의 전당 방면으로 가면 밀림처럼 빽빽하게 우거진 편백나무 숲이 보인다.

편백나무 숲은 봄부터 가을까지 피크닉 장소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중 한 곳이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라는 천연 항균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살균 작용이 뛰어나고 내수성이 강해 물에 닿으면 고유 향이 진하게 퍼져 잡냄새도 잡아준다고 한다.

이곳은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자연에어컨이 따로 없다.

편백나무 숲에서 나와 연화마을과 비슷한 아담한 대지마을을 지나 동물원 뒷길로 오른다.

또 무념무상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힘이 덜 든다.

정상을 찍고 내려오면 ‘숲속 작은 도서관’이 있다.

지난 2013년 5월 개관해 2000여 권의 책들이 빼곡히 한쪽 벽을 채운 이곳은 대여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도서관에서만 열람이 가능하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자연을 벗 삼아 한번쯤 찾아가 독서를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 체련공원 방면으로 가면 뒤쪽에 조경단이 나온다.

조경단은 전라북도 기념물 제 3호로 전주이씨의 시조 이한의 묘역이다.

태조 이성계는 조선 황조를 세운 뒤 건지산에 있는 이 묘역을 각별히 지키게 했으며 그 후 역대 왕들도 보호에 정성을 다했다.

특히 고종 황제는 광무 3년에 이곳에 단을 쌓고 비를 세워 관리를 배치하고 매년 한 차례 씩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고 한다.

조경단은 경기전, 조경묘와 함께,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원지임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조경단까지 산길 코스는 이렇게 끝이 난다.

가족과 함께라면 전주 체련공원을 지나 동물원을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동물원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관광객이 몰릴 만큼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곧 다가올 벚꽃이 피는 4월이면 야간개장으로 연인과 가족단위의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성큼 다가온 봄날 건지산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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