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찰이 지역에서 제기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와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동시에 가명조서와 법률·의료·심리 지원 등 2차 피해방지에도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5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여배우를 상습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명 극단 A대표와 제자 등 여성 여럿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도내 사립대학 B교수에 대한 수사는 지방청 여청수사과에서 맡는다.

이번 주부터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진위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기자회견을 한 배우 송원(31)씨는 회견 당일 경찰과 한 차례 면담이 있은 뒤 이날 현재까지 별도의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한 대학 사회관계망에서 불거진 인권운동가 출신 C시간강사에 대한 수사의 경우 전주덕진경찰서에 배당됐다. 해당 사회관계망에는 C시간강사뿐만 아니라 같은 대학 다른 시간강사에 대한 내용도 제기됐다. 경찰은 익명의 제보자 등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본격 수사를 펼칠 예정이다.

경찰은 일련의 미투에서 제기되는 성범죄자에 대한 수사 및 처벌과 동시에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방지 활동도 병행한다는 설명이다.

신분 노출을 기피하는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이름, 주소 등 신상 내역을 가명으로 하는 가명조서를 작성한다. 신분 노출에서 비롯되는 경찰 신고 기피 분위기를 차단하고, 노출에 따른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이밖에도 해바라기센터 등을 통해 경찰 수사 단계에서부터 국선변호인 등 변호인을 수임할 수 있으며, 의료 지원도 가능하다. 수사 여부와 상관없이 심리 치료에 대한 지원도 진행된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관계망 등에서 과거 자신이 경험한 성범죄 피해를 공론화하는 미투가 지역에도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진위 여부를 살펴 처벌한 부분이 있다면 행위에 따른 처분이 이뤄지도록 수사를 펼치겠다”면서 “신분 노출 등 2차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가명조서를 꾸리기로 했다.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한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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