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조 중국충칭우전대교수
 
작년 12월13일 3박4일 일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과 충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때, 베이징의 만두집에서 아침식사를 같이 한 대사관 직원이 모바일로 결재를 하는 장면을 문대통령이 신기하게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중국의 모바일 결재를 처음 접해보거나 들은 것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중국이 인구가 많고 면적이 거대한 것에 대해 재론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정권의 변동이 심해서 300년 이상 간 나라가 없으며, 서로 간의 속마음을 알기 어려워 꽌시라는 그들 특유의 문화가 형성된 것은 지정학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짝퉁이 범람하거나 중국의 마트에서 현금을 내면 지폐를 전등불에 비춰봐서 위조지폐인지 확인하는 것은 이들 문화의 산물이다.                                      중국 특유의 문화를 이해하고 사업에 접목한 사람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다. 마윈은 전자상거래를 알리페이를 이용하여 누구나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혁명적인 모바일 결재시스템을 개발하였다. 문맹률이 비교적 높은 중국에서 휴대전화의 QR코드만 갖다 대면, 상품의 가격을 알 수 있고 바로 결재되는 공간을 창출한 것이야 말로 혁명적이다. 앱을 사용하면 즉각 현금결재가 이루어지며 동시에 위조지폐를 걱정할 것도 없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IT강국이다. 그러나 온라인은 중국이 세계 최강국이다. 2017년 12월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7억 2천만 명인데 모바일 인구는 7억 5천 3백만 명이 가입해 모바일 결재는 5억 2천 7백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매년 11월11일은 대규모 할인행사인 광군제가 알리바바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 등에서 열린다. 2017년의 경우 오픈 1시간 만에 571억 원, 하루 28조 3천억 원이 팔려 신기록을 세웠다. 필자의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구매열기로 학교안의 택배회사 앞에는 배달된 상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학생들이 배달된 물건을 받기 위해 몇 시간 째 줄을 서있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중국인들에게는 이처럼 모바일 결재를 떠나서는 일상을 생각할 수 없다. 노점에서 과일을 사거나, 택시를 타고 소소한 군것질을 하더라도 모두가 모바일 결재이다. 이들 장소에서는 오히려 현금을 받는 것을 귀찮아한다. 바쁠 때 1위안 보다 적은 단위인 몇 마오의 돈을 계산해서 잔돈을 돌려주는 것보다는 알아서 QR코드로 빨리빨리 결재해주는 고객을 선호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모바일 결재는 현금보다도 자동으로 할인을 해준다. 알리바바가 만든 즈푸바오(支付?)는 차량 공유 앱인 디디(滴滴)와 결합하여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다. 모바일 결재인 즈푸바오로 배달 앱인 메이탄을 접속하여 디디에서 운영하는 차를 불러 외식하러 가거나 음식을 배달해준다. 이처럼 모바일 결재는 모든 영역에서 필수이다.                   모바일 결제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중국 해외 여행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데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단체관광객보다는 개별 여행객인 싼커(散客)들이 익숙한 알리페이, 위쳇페이 등과 같은 중국 결제시스템과 연계하고, 관련 이벤트를 실시해 여행객들의 소비 촉진에 노력해야한다.                               스마트폰과 지도 앱을 이용해 검색부터 조회, 예약, 결제까지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여행 경험 및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자연스러운 정보의 재생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주요 맛 집 및 여행코스의 경우, 후기를 중국어로 남겨도 한국어로 번역을 해주는 서비스와 중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중국어 후기만 별도 제공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서울, 부산, 제주의 대형백화점과 면세점에서나 모바일 결재인 즈푸바오가 가능한데 얼마 전 부산에서는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에서 즈푸바오가 가능하도록 알리바바와 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숙박을 하고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K-POP을 즐기는 싼커들을 만나려면 기존의 관광박람회나 설명회를 통한 관광 홍보보다 중국인이 모바일을 통해 여행을 즐기는 환경이 전라북도에 구축하는 일 무엇보다도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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