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시를 써온 박용덕이 첫 시집과 사진집을 펴냈다.
  시집 <솔숲에 묻은 바람>(서울문학출판부)과 사진집 <솔숲의 빗장을 열다>(서울문학출판부)는 결정적 순간을 포착해 사진으로 남기고 시로 남 긴 그의 40년 인생을 담았다.
  중등 교사로 재직하면서 틈틈이 사진 작업에 몰두 했던 그는 사진작가들 중에서도 뛰어난 실력으로 정평이 나있던 작가로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한국사진작가협회 2기 촬영지도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해 왔다.
  지난 시간 카메라와 펜을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던 박용덕. 이번 사진집과 시집은 물 흐르듯 살아왔던 그의 사진인생을 작은 그릇으로 담아낸 것이다.
  주제는 소나무. 그는 10여년부터 소나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 왔다.
  “소나무가 가지는 표피의 굴곡과 질감, 세월이 옹이진 거친 흔적들이 다양하여 표현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 소나무를 택하여 감정전이의 대상으로 노송의 감각적인 요소들을 표현대상으로 삼아 신비함과 예술적 의미를 표출해 내고 싶었다.”
  그렇기에 시집에는 소나무를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이 숨 쉬고 있다. 시인은 렌즈를 통하여 세상과 교감하고 자연을 시어로 결합시킨다. 육체와 정신이 없는 그저 대상만 응시해야하는 사진 작업에 소나무의 진실을 시어로 형상화시키고 있다.
  시적 자아와 세계 내에 존재하는 시적 대상인 소나무는 박용덕 자신이며 치열하게 살아 온 시인의 기억들이다. 최소한의 은유적 시어와 자연에 깃들인 신성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은 시인의 시어들은 반목과 불통의 시대에 소통과 치유의 시로 독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정환식 소설가는 “서사와 서정이 올올이 얽혀 버티고 선 소나무를 만나기 위해 시인은 그 시간, 그 자리에서 찰나를 기다리고 있다”며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이기고 봄 앞에 서 있는 시기, 시인의 시집을 통해 새 봄을 맞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밝혔다.
  제자인 이흥재 전 전북도립미술관장은 “스승님은 깡마른 체구로 소나무를 그대로 닮았다. 오랫동안 소나무를 찾으며 소나무 품성이 스승의 삶 속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며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많으나 한 가지 주제로 사진집을 내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첫 사진집과 시집 발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사진집과 시집 발간을 기념한 전시회는 15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김제 출생으로 원광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 36년간 중등 교육에 열정을 불태웠다. 서울문학인 시조로 등단했으며 전북문인협회 회원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학술분과·저작분과 위원, 한국사진작가협회 전주지부 부지부장·감사·기획간사, 일요사진·백제사우회·전주사진·중등사진 창립 및 회장, 지도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여성회관과 복지회관 등에서 사진의 이론과 실제를 강의하며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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