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교육에 관심이 많거나 과학을 전공하고 가르치는 초중학교 교사들이 2010년 ‘과학교과연구회’를 시작했다. 교사 차원의 연구와 나눔은 깊어졌고 2013년 STEAM을 활용하는 ‘익산 STEAM 연구회’(회장 정재현)로 거듭났다. 
  STEA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인문‧예술(Arts), 수학(Mathematics)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도입한 교육방식이다. 특히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융·복합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운다.
  과학과 수학의 개념 및 원리를 이용해 뼈대를 만들고, 공학과 기술을 통해 실생활과 연결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특정 교과나 주제를 넘어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소재들을 사용한다.
  4차 산업시대 그리고 2015개정 교육과정과 맞물려 과학기술적 창조력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두루 갖춘 창의 융합형 인재가 떠올라 STEAM은 더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 익산 STEAM 연구회는 교사들 간 공부한 것들을 학생 그 중에서도 어렵거나 특수한 상황에 있는 학생들과 나누기로 했다. 2013년부터 관내 농촌학교 뿐 아니라 다문화학생, 특수교육대상자(장애 학생), 저소득층 가정 학생을 방문해 재밌고 실용적인 과학을 체감케 하는 등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교사 역량도 키운다. 방학 중에는 4차 산업시대를 이끌어갈 로봇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연계, 교육하는 메카트로닉스 연수를 열었다. 연구회 안에 로봇소프트웨어분과, 생활과학분과, 실험분과, 수학분과를 둬 분과별 교사들의 전문성을 더한다.
  때문일까. 전라북도교육청이 우수연구회(2013년, 2015년), 인사혁신처가 재능기부우수연구회(2016년)로 선정했다. 2014 민간인 과학문화활동 지원사업(한국과학창의재단)과 2017 하반기 과학문화활동 지원사업(한국과학창의재단)에도 뽑혀 융합인재 교육(STEAM)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진행(사업책임자 이동엽 실무자 김호성) 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익산교육지원청과 연계해 원도심 학교들과 농촌지역 학교 학생들,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 오전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을 위해 이리중앙초등학교를 비롯한 5개 학교에서 찾아가는 STEAM 과학교실을 운영했다. 매년 봄과 가을 온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과학 축전도 개최했다. 
  다문화 가정 학생 및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2017년 11월 11일, 12월 6일 혜화학교 과학체험부스를 시작으로 11월 25일부터 2018년 1월 12일까지 함열초등학교, 천서초등학교, 영만초등학교, 함라초등학교 스팀과학교실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교육-레고 로봇 코딩, 슈링클스 디자인, 에코백 만들기, 프렉탈-시어르핀스키 삼각형, 맛있는 과학-솜사탕 만들기 등이 그것. 익산시 특수교육지원센터와 손잡고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기초 과학 체험교실도 꾸렸다.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약을 맺고 다문화가정 학생의 과학 교육 지원을 약속했으며 다문화 가정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난 1월 2일부터 1월 10일까지 익산 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에서 연 ‘가족과 함께하는 함께해요! STEAM 교실’이 그 중 하나다. 
  수업에 참여한 박*아(11) 학생은 “과학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됐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부모님 사또우 리*(44)씨는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소프트웨어나 로봇 같은 것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또 다른 부모님 왕*팡(34) 씨는 “아이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쉬웠고 엄마와 같이 해서 즐거웠다”고, 류*인(32) 씨는 “프로젝트 학습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상의하고 대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좋았다”고 밝혔다.   
  익산교육지원청 류지득 교육장은 수업에 참관해 "방학을 활용해 학교 교과수업에서 쉽게 배울 수 없는 체험형 과학 활동을 가까이서 접하는 건 학생들에게 알찬 경험이다. 이런 경험들이 학생들이 더 성장하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실무자인 영만초등학교 김호성 교사와의 인터뷰

“주말마다 무거운 실험도구들을 챙겨 집을 나올 때면 마음이 무겁지만, 과학 수업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보면 힘 납니다.”
  익산 STEAM 연구회 실무자인 김호성 씨(영만초 교사)가 지금까지 연구회 활동을 하는 원동력은 다름 아닌 학생이다. 김 씨는 “2012년 무렵 교사가 학생과 같은 걸 좋아하면 학교생활이 즐거울 거란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이 뭘 좋아하는지 고민해봤다”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 영어 국어로 다양했지만 실험으로 지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과학 수업을 특히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연구회 참여 계기를 전했다.
  김 씨는 “과학 체험 기회가 적은 섬에 가서 아이들 대상으로 봉사활동도 했고 STEAM학생 동아리 아이들과 함께 일산 킨텍스에 가서 2박3일 동안 과학 부스도 운영해봤다. 새로운 과학 내용을 배우기 위해 연구회 회원들과 틈틈이 다양한 연수에 참여해 공부하고 있다”고 기억에 남는 활동들을 나눴다.
  “섬 아이들이 과학 체험을 즐거워하던 모습, 동아리 아이들이 멀리 일산까지 가서 낯선 사람들에게 배운 내용을 설명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누군가에게 과학을 긍정적으로 기억하게 하고 스스로 보람과 자긍심을 느꼈을 테죠. 그걸 바라보는 저의 보람이야 말로 다 할 수 있을까요.”/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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