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올리버 크롬웰보다 60년 앞선 세계 최초의 공화주의자 정여립(1546~1589)의 정신을 기리는 동상 건립이 추진된다.
  지난 2월 발족한 대동사상기념사업회(이사장 신정일)는 ‘정여립 동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주 정여립로에 동상을 건립하기 위한 기금마련에 나섰다.
  전주 남문 밖에서 태어난 정여립은 조선 중기 시대를 앞선 평등, 자유, 대동사상, 대동사회를 염원하다가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국가(천하)가 공물이라며 그 주인이 반드시 군주가 아니고 민중이라는 것을 주장했다. 이는 원시적 형태의 국민주권설의 성격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여립은 지금의 금평저수지 부근에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세상. 자유롭게 사는 그 사상을 널리 펴기 위해 ‘대동계’를 조직했다. 진안의 죽도와 전주 일대에서 군사를 조련하고 대동사상을 널리 펴던 중 동서붕당의 와중에서, 정철과 송익필 등 서인들에 의해 1589년 10월에 조선 역사상 가장 큰 고변사건이 일어났다. 정여립이 황해도 지역과 전라도 지역의 민중들을 모아 모반을 꾀했다는 것이다.
  정여립 모반사건이라고도 불리는 ‘기축옥사’가 기정사실로 굳어졌고 이 사건으로 인하여 조선의 지식인 1천여 명이 희생됐다.
  신정일 이사장은 “물질만능시대에 대동 정신은 날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이 시대에 정여립로에 정여립 동상을 세워 대동 정신을 만방에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며 “특히 전주는 정여립이 대동사상을 펼쳤던 곳으로 ‘민주주의의 효시‘가 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상 건립을 위한 성금은 사업회 발기인들은 1구좌에 10만원, 상한 선 10구좌 100만원까지 모집하고, 일반 참가자들은 1만원, 2만원, 3만원, 5만원 울력으로 기금을 마련하며, 공청회와 세미나를 거쳐 합당한 곳에 정여립 동상을 세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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