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전북박물관미술관협의회 회장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작년에 처음으로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를 실시하였다. 지자체들이 박물관을 설립만 해놓고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앞으로 인증제를 통해 내실 있는 공립박물관으로 육성해 가겠다는 것이 문체부의 생각이다.
올해 2월말 그 평가 결과가 나왔다. 전국의 공립박물관 중에서 평가대상인 190개 중에 123개 기관이 인증을 받았다. 전북은 16개 평가대상 기관 중 14개 공립박물관이 인증을 받았다. 전국 평균 인증율이 65%임에 비해 전북지역 인증율이 88%로 나름 좋은 결과이다. 
그러나 이번 인증의 유효기간은 2년이다. 2년후 다시 또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랬을 때 과연 도내 공립박물관들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도와 시군의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따져 보아야 할 일이다. 이번 인증평가제를 통해 박물관에 대한 도내 지자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전북은 평가인증제를 떠나서도 박물관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북이 자랑하는 것이 전통문화유산이고, 이를 잘 보존해 활용가치를 높이는 기반시설이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전통문화유산을 보존해 문화정체성을 정립하고 문화관광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시설이다. 박물관이 전국적으로 천여개가 넘어섰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다.
근래 전북도내 박물관과 관련해 주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사업이 국립 새만금박물관 건립이다. 2020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건립위치는 새만금방조제 부안쪽 끝자락 새만금홍보관 옆이다.
간척의 역사를 담은 간척사 전문박물관으로 새만금의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방조제에 어울리는 박물관을 건립하여 새만금을 대표하는 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 처음의 취지이다.
그런데 새만금청에서 지난해 확보한 건립 예산이 350억정도이다. 이 예산규모면 시군의 박물관을 건립하는 정도이다. 새만금방조제에 어울리는 박물관을 건립하려면 적어도 천억은 넘어야 한다. 그래야 새만금의 랜드마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의 예산으로 사람들이 즐겨찾는 박물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하다.
다행인 것은 주관처인 새만금청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전북도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 전북도에서도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강한 의지를 피력해야 한다.
부안군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건립부지가 부안이기 때문이다. 새만금방조제로 인해서 건립되지만 그 위치가 부안이므로 전북도와 함께 부안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부안지역이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박물관 건립 부지가 세계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부근이다.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장 일원에 세계적 박물관이 들어선다면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유치효과는 더 클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작은 간척사박물관은 여럿 있어도 큰 규모의 간척사 박물관은 없다고 한다. 
한번 지어지면 다시 손을 대기가 어렵다. 사람들이 찾는 박물관이 되는가 아니면 애물단지가 되는가는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새만금청도 옮겨온다고 하니 차제에 세계적인 간척사 전문박물관을 만들어 사람들이 즐겨 찾고, 이를 거점으로 주변의 자연경관과 전통문화유산을 연계시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새만금청과 전라북도, 부안군이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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