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강화하고 예보 등급도 상향시킨 27일 첫날 전국 대부분 지역 미세먼지가 일제히 ‘나쁨’ 수준으로 예보됐다고 한다. 종전 기준대로라면 ‘보통’ 으로 예보됐었을 것이다.
  ‘나쁨’ 예보인 만큼 국민들은 대기 중 미세먼지가 더 악화된 것으로 알게 되고 그만큼 미세먼지 두려움이 더 커졌을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 예보를 강화해 국민들에 경각심을 더욱 높게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 발생을 아예 없애거나 줄이는 근본적인 저감대책은 소홀하거나 뒷전이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두려움만 키우는 일은 대기 환경 개선에는 물론 국민건강 지키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예보 등급이 아무리 높아져도 국민들이 할 수 있는 대응이란 마스크를 쓰거나 아예 외출을 삼가는 것 외에 더 효과적인 방안이 있을 수 없다. 공연히 공포심만 더해질 따름으로 달라질 게 없다.
  그런데도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근본대책은 소홀하면서 손쉬운 예보등급 상향이나 실효성도 없는 차량 2부제 운행 등 모양 갖추기나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설치 지원 등 생색내기 시책으로 호들갑만 떨고 있다. 미세먼지가 개선 될 턱이 없다.
  정부가 이 같이 하는 데는 근본적인 저감대책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고 국민들에도 고통을 요구해야 하는 인기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를 실질적으로 줄이려면 대규모 집진시설 설치, 미세먼지 발생 공장 가동 중단이나 폐쇄, 미세먼지 원흉으로 지목된 경유차량 폐기 등 ‘미세먼지와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
  전북도가 내놓은 ‘전북형 고농도(2.5) 비상저감조치’도 모양 갖추기 생색내기 범주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미세먼지 자체가 전국 차원의 문제일 뿐 아니라 막강 중앙정부도 미적거리는 데 지자체로서 실효 있는 대책은 애초 어림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이 국민들에 고통분담을 강요한 ‘미세먼지와의 전쟁’서 승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정부가 국민들에도 견디기 힘든 고통이 따르는 ‘전쟁’을 피하려하는 한, 미세먼지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들에 공포감만 부채질해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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