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000리길 중 군산의 마지막 길은 물빛 길이다. 군산저수지와 백석제를 둘러볼 수 있고, 옥구 토성 성곽을 걸으며 장수를 기원하는 이 길은 햇살 받은 물결이 아름다워 은파라 불리는 은파호수공원에서 끝나는 길로 반짝이는 물빛의 황홀함에 빠져드는 길이다.
전국 각지의 도보객들의 극찬을 받는 이 길은 군산시민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낮에는 아름다운 은파호수의 광경을, 밤에는 오색 빛깔 가득한 물빛다리를 건너며 사랑을 속삭여보자.

물빛길은 총 8.6㎞의 노선으로 총 소요시간은 155분이다. 은파호수공원 입구를 시작으로 물빛다리광장-인라인스케이트장-연꽃자생지-물빛다리종점-세바위전설-리츠프라자 코스를 돌아 시작 지점인 은파호수공원 입구로 돌아오는 코스로 이뤄졌다.
은파관광지는 1985년 국민 관광지로 지정됐다. 은-사랑의 빛(희망), 파-물(풍요)는 빛과 물이 합성된 순우리말이다. 이곳은 풍요와 미래, 사랑과 희망, 군산시민의 따뜻한 사랑을 전하고자 뜻으로 조성됐다.
물빛길에 주 무대인 은파호수는 우너래 미제 제수지 였다. ‘미제’라는 말은 그 어원이 쌀뭍이라는 우리말에서 유래했는데, 즉 ‘쌀뭍마을의 저수지’라는 뜻으로 쌀뭍제라 불리어졌다.
은파호수공원 산책로를 걷다보면 은파세바위 전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제저수지는 본래 마을이었고, 대단한 부잣집이 있었는데 욕심이 사나운 부자는 스님이 오면 시주 대신 오물을 퍼주곤 했다. 그러나 부잣집 홀로된 며느리는 이를 안타깝게 여겨 봉변을 당한 스님을 찾아가 용서를 빌었다. 그 스님은 어느 날 며느리를 찾아와 머지않아 이 마을이 물에 잠길 것이니 마을 떠날 것을 일려주며 무슨 소리가 나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며느리는 애기를 업고 강아지를 함께 떠나던 중 천둥번개 소리가 마을에서 들려오자 돌아보고 돌이 됐다는 전설(애기바위, 중바위, 개바위)이 내려오고 있다
물빛길에 가장 뜨거운 곳은 은파 물빛다리. 길이 370m, 너비 3m 의 국내 유일의 보도현수교로서 은파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호수에 비친 자연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으며, 야간에는 조명으로 연출된 빛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물과 빛이 우리에게 주는 편안하고 은은한 휴식처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곳은 지역 문화자원 재생기법을 이용해 아름다운 사랑의 전설(중바위설화)을 조형화 했으며, 지역문화자원 활용의 소중함을 인식시키고 있다. 물빛다리 주변에는 보트장도 준비돼 있다. 오리보트는 물론이고, 모터보트도 즐길 수 있다.
은파관광지에는 연꽃자생지가 있다. 여름이면 연꽃자생지에는 백련, 수련, 노랑어리연 등 수집 종의 연꽃과 수생식물들이 만개해 호수 둘레길을 볼거리를 제공한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푸른 잎이 울창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다움을 전하는 물빛길. 강과 산이 함께 어우러지고, 특히 호수를 가르는 물빛다리를 건너면서 훌륭한 자연 경관을 느끼고 싶다면 물빛길을 적극 추천한다.
/임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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