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질환으로 뇌사판정을 받은 중학생이 5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5일 전북대학교병원에 따르면 고창중학교 1학년 김태찬(12)군이 지난 4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평소 건강하던 태찬 군은 갑작스럽게 발병된 염증성 질환으로 지난달 20일 전북대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영면에 들었다.

태찬 군의 심장과 간, 췌장, 신장 2개 등을 5명의 만성질환자에게 기증됐다.

축구선수가 꿈이었던 태찬 군은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매일 축구를 할 정도로 건강하고 교우관계가 좋은 아이였다.

평소 전북현대 이동국 선수를 좋아했던 태찬 군은 지난 3월 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 개막전을 관람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을 펼칠 정도로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태찬 군의 부모는 슬픔 속에서도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태찬 군의 부모는 “평소 밝고 쾌활하며 어려운 사람 돕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였다”며 “비록 짧은 생을 살다 가지만 누군가에게 고귀한 삶을 선물해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태찬이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대병원장기이식센터 유희철(간담췌혈관이식외과 교수) 센터장은 “기증자의 숭고한 희생과 부모님의 어려운 결정으로 여러 환자를 살릴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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