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초등학교 상당수가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서울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인질극을 계기로 경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본보가 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전주시내 일부 초등학교 7곳을 취재한 결과, 7곳 모두 안전에 무방비 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가 학교 내로 들어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누구 하나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경비실은 비어있었다.

그나마 전주시 덕진동 한 초등학교는 수업시간 중 후문은 굳게 잠갔다. 하지만 정문은 활짝 열려있었으며 경비실에는 ‘순찰중’이라는 안내문만 걸려 있을 뿐 아무도 없어 출입이 자유로웠다.

서신동의 또 다른 초등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모두 열려 있는 출입문을 보면 담장과 펜스는 의미가 없어보였다.

효자동과 중화산동의 한 초등학교는 정문과 후문은 물론 쪽문도 열려 있었다.

출입을 할 수 있는 곳에 문과 잠금장치가 아예 없는 초등학교도 있었다.

교육부의 '학생 보호 및 학교안전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학교보안관은 학교를 찾은 민원인 등에 대해 신분증을 확인한 후 일일 방문증을 발급해야 한다. 방문증을 발급할 때는 관리 대장 작성과 함께 신분증도 제출하게 돼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학교 출입과 관련, 등·하교 시간 외 출입문 전부를 폐쇄하고 관리 인력에 의해 출입증이 확인된 경우만 출입을 허가하도록 명시됐다.

하지만 이날 기자가 방문한 전주시내 초등학교 7곳 중 이 규정이 지켜진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윤모(35·여)씨는 “서울 초등학생 인질 사건을 보고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아이에게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해 걱정할 문제가 한두 문제가 아닌데 이런 일이 발생해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에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출입문 통제는 각 학교 교장의 재량이다”며 “그 문제를 교육청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 같은 중대한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지역에서도 대비를 하고 있다”면서 “현재 교육부에서 회의를 거쳐 각 지역 학교에 공문을 보내라는 지시가 있어 다음주 중으로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고 밝혔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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