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대표를 선발하는 ‘제34회 전북연극제’가 11일부터 1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과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에서 열린다. 선정되는 최우수 작품은 오는 6월 대전에서 개최되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전라북도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올해 연극제에는 극단 ‘까치동’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  극단 ‘둥지’ 극단 ‘사람세상’등 모두 4개 극단이 참여했다.
▲극단 까치동 ‘흐르는 물과 같이(작·연출 정경선)’= 11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명인홀.
  창작 초연으로 조선 후기 3대 명필 가운데 한 명인 창암 이삼만에 관한 이야기다.
  조선 시대 전업예술가로 치열하게 살았던 창암과 그 옆에서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창암을 예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왔던 부인, 그리고 예도의 동반자였던 판소리 명창 심녀와의 예술적 교류 등을 통해 예인의 삶과 예술세계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정경선씨는 “한평생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었던 것은 그 옆에 누군가의 희생이 없으면 안 돼는 일이라 생각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연극 작업도 마찬가지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 ‘할머니의 레시피(원작 이미애, 각색·연출 한유경)’=13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명인홀.
  창작초연. 텔레비전도 잘 나오지 않고 굼실굼실 구더기가 기어 다니는 재래식 변소가 있고 말린 산나물 냄새, 메주 냄새가 가득한 산골 마을 집에서 살고 있는 외할머니 집. 이 곳에 주인공 서현이 초등학교 마지막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해 온다. 외할머니와 서현이의 신경전과 서로를 이해하는 사랑까지를 담았다.
한유경씨는 “할머니의 레시피를 통해서 내 할머니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할머니의 따뜻함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극단 둥지 ‘기억을 담그다(작·연출 문광수)’=15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명인홀.
  거액을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지만 350년 된 ‘씨간장’을 팔 수 없다는 노모와 이를 팔려는 자식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씨간장을 빼돌릴까 서로를 감시하는 형제들과 노모와의 갈등이 가족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한다.
  문광수씨는 “순박 이라는 단어가 어리숙함으로, 순수의 의미가 어리석음으로 퇴색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했다”며 “분명 우리들은 순박과 순수, 사랑의 본질적 의미를 알고 있다. 다만 먹고 살다보니 자식들 키우다보니 잠시 내려놓고 있는 것뿐이다. 그들의 기억속에 삶의 향기를 불어 넣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극단 사람세상= ‘이웃집 쌀통(작 감란이·연출 최균)’=13일 오후 7시 30분과 14일 오후 4시 군산 사람세상 소극장.
  조금은 엽기적인 줄거리다. 평범한 동네에 덩그런 쌀통 하나가 놓여있다. 쌀통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이웃인 네 명의 아줌마들이 말다툼을 하게 되고, 쌀을 쏟으니 그 속에 아이 손가락과 발이 나온다. 범인을 잡겠다며 추리를 해 나가다가 쌀통 밑 노란 돈봉투를 발견하고 이들은 돈을 나눠 갖는다. 며칠이 지나고 쌀통 주인을 만나게 되고 네 사람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두려움을 느낀다.
최균씨는 “서로 좋을 때는 이웃사촌도 의좋은 형제가 되지만 서로의 이익과 갈등이 생길 때는 원수만도 못한 사이가 된다”고 되묻는다.
  공연문의 063-277-7440.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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