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근로자 대부분이 미세먼지로부터 무방비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경각심이 고취되는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사회 저변에는 미치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 ‘나쁨’에 해당했던 9일 전주시내 유통업체와 경비업체, 청소용역 등 야외 근로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근무 중에 있었다.

이날 확인한 유통업체 주차관리 직원 모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시간인 6시간 동안 야외 활동을 이어갔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는 미세먼지 나쁨에 해당할 경우 일반인 및 민감군에 대해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이들 주차관리 직원은 업체로부터 마스크 착용 안내를 받고, 마스크를 지급받는다고 설명했지만 불편 등을 이유로 준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부는 고객을 응대하는 근무 환경 때문에 실질적으로 착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 주차관리 직원은 “교육은 받는데 불편해서 착용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하루 종일 말을 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전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날 지급된 마스크를 주머니에서 꺼내 보였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미세먼지 예·경보가 발령될 경우 팀별로 마스크를 지급한다.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비단 유통업체에 한정되지 않았다. 경비업체와 청소용역 근로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 경비업체 직원은 “건강한데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교육은 받고 있다”면서 “경비나 청소하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고 답했다. 이날 해당 건물에서 근무하는 경비와 청소 근로자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야외 근로자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달리 국제기구와 의료계는 유해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6년 발표한 ‘대기 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미세먼지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오는 2060년 세계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미세먼지가 동막내막을 비후시키고 혈관 및 자율신경계를 손상시켜 심장마비 등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한편, 이날 취업포털 ‘알바몬’에서 실외 알바생(단기간 근로자) 418명에게 ‘미세먼지 노출도’를 조사한 결과, ‘무방비 노출’ 52.2%, ‘전용마스크 착용’ 26.6%, ‘일반마스크 착용’ 12.9%, ‘실내근무로 전환’ 8.4%로 집계됐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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