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버릴 포장지인데...너무 과해요”

10일 오전 전주시 덕진동 한 재활용쓰레기 수거장.

시민 이모(51·여)씨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었다.

이씨는 “장 보러 마트에 한 번 다녀오면 집에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 포장재가 수두룩하다. 버리는 것도 일이다”며 “물론 보이는 게 중요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과다하게 포장을 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전주시 효자동 인근 원룸밀집지역도 마찬가지다.

재활용 쓰레기가 수거되는 초록색 그물망에는 이미 플라스틱, 비닐 등 재활용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택배 상자로 보이는 종이상자와 편의점 도시락 용기 등도 옆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전주시 서신동 한 마트 내 쓰레기통에도 종이, 플라스틱 등 두꺼운 포장재들이 꽉 찼다.

마트에서 장을 본 한 주부는 계산대 위에서 계산과 동시에 포장재를 뜯기 바빴다.

다 뜯어낸 포장 쓰레기는 직원에게 ‘버려달라’요청했고 상품만 챙겨 자리를 떠났다.

일화용 용기사용 증가와 과대포장 등으로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이를 막기 위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관내에서 하루 평균 발생하는 재활용 쓰레기는 77톤에 달한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은 2만 3559톤의 재활용 쓰레기가 발생했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플라스틱 사용량도 크게 늘었으며 빠르고 쉽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배달 음식과 편의점 음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택배 수요도 포장재 생산이 대폭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시 관계자는 “소비자의 인식개선과 제대로 된 분리수거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과다포장 규제를 강화하는 등 법규를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며 “시에서도 꾸준히 중앙부처에 보고와 건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에서도 최대한 구체적인 현장 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5월 중으로 규제사항 등 지침이 내려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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