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가는 비무장지대 길목에는 평화의 봄을 알리는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멀리 빨간색의 건물벽에는 JSA가 영문으로 쓰여져 있다. /판문점=최홍은기자
▲ 2018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 평화의 집으로 올때 차량을 이용한다면 사진에서 보이는 북측 관리 건물 오른편 잔디밭의 쇠사슬 철책을 걷어내고 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최홍은기자
▲ 오는 4월27일 2018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남측 구역 평화의집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손님맞이를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사진=최홍은기자
▲ 판문점 자유의집 너머로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남북이 마주하고 있다.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와 실무장교 회단잠 T3 사이로 북측 판문각 건물이 손에 닿을 듯 한눈에 보인다. /사진=최홍은기자

남북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종전 선언’ 추진 소식이 전해진 18일 오전.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1번 국도를 따라 도착한 판문점 JSA(Joint Security Area.공동경비구역)은 평화의 봄을 알리는 봄꽃에 취해있었다. 오는 27일 2018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 긴장과 설렘이 공존하는 판문점을 기자의 눈으로 돌아봤다.

JSA는 휴전선 내 유일한 유엔·북한 공동경비지역이다. 남측 구역 가장 안쪽에는 정상회담이 열릴 ‘평화의집’이 자리한다. 평화의집은 손님맞이로 바쁘다. 입구에 가림막을 친 채로 인부들이 오가며 공사중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건물 2층 회담장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얘기할 것이다.

평화의집에서 50m쯤 떨어진 곳은 ‘자유의집’이다. 남북간 연락업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이번 정상회담 때 1층 기자실이 사용될 예정이다. 건물 2층 로비를 지나 출구를 나서자 북측 ‘판문각’이 손에 잡힐 듯 한 눈에 들어온다.

JSA내 남과 북을 구분하는 군사분계선(MDL)은 불과 폭 50cm, 높이 5cm의 경계석이 전부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화의집으로 어떻게 올지가 큰 관심사인 가운데, 김 위원장이 이 경계석을 넘는 장면을 잠시 상상해보게 된다.

MDL을 중심으로 남북이 공유하는 하늘색의 건물 세 동은 중립지대다.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T1),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 실무장교 회담장(T3)이 차례로 서 있다. T2는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된 공간이다. T는 ‘Temporary’, 임시건물이라는 약자다. 하늘색건물 양옆으로는 각 1동씩의 북측 관리 하얀 건물이 있다. 창문에는 커튼이 드리워져 내부가 보이지 않았지만, 무장한 병사가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차량을 이용해 남으로 건너온다면 T3 건물 오른쪽 잔디밭을 건너와 자유의집 옆 도로를 이용해 평화의집으로 가는 것이 검토중이다. 이 길은 지난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하기도 했다.

마침 이날 북측 통일각에서 실무회담이 열려 통일각 주변으로 경비병이 대거 배치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자유의집에서 마주보이는 판문각 출입구에는 한 명의 북한 병사가 교대 경비를 바꾸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까지는 이제 일주일이 남았다.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이 11년 만에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합의된다면 판문점은 그야말로 한반도, 나아가 세계 평화의 역사적 현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종전선언 추진으로 인한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비무장관리를 비롯한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위한 무기 철수 등의 세부적인 논의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널빤지로 이뤄진 문짝과 다리가 있다는 뜻에서 지어진 마을 이름, 널문리에서 유래된 판문점. 65년간의 긴 대치 상황 속에서도 비무장지대의 상징적 평화의 마을로 존재해온 남측의 대성동 마을과 북의 기정동 마을이 오는 4월27일 진정한 평화의 봄을 만끽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파주 판문점=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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