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이상 저온현상으로 농작물이 피해를 입는 일이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달 7일과 8일 전북 동부 고원지대에도 이상저온 현상이 발생해 과수 및 농작물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지난 8일에는 장수군 -4.8℃, 무주군 -4.3℃, 임실군 -2.3℃ 등 산간지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개화중인 과수 등 농작물에 저온피해가 발생했다. 개화기 과수의 저온피해 한계온도는 사과 -1.7℃~-2.5℃, 배 -1.7℃~-2.8℃, 복숭아 -1.1℃~-1.7℃ 등인데, 이들 지역에서 온도가 모두 기준치를 하회한 것이다. 이상저온 현상이 발생하면 암술이 고사하는 등 과수에서 수정 불량으로 결실률이 낮아지는 피해가 발생한다. 인삼 등 밭작물 역시 출아기와 전엽기에 저온이 지속되면 줄기가 꺽이고 입이 오그라드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번 이상저온 현상으로 무주와 장수에서는 사과가 주로 피해를 입었고, 무주와 진안, 장수에서는 인삼이 피해를 입었다. 이 피해 범위만 1,218ha에 달한다. 또한 지난 3월 고온 현상으로 조기 개화한 임실군 복숭아 등도 저온 피해를 입었고, 순창군 효자종목으로 떠오른 참두릅 새순이 나오지 않다가, 이달 하순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갑자기 피어버리는 바람에 상품성을 잃고 있다. 4월말 이후 신고되는 면적을 합할 경우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농사는 날씨에 좌우되는 것임을 농부들은 알고 있다. 그런데 농법이 급속히 발전한 지금에도 저온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는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갑작스런 꽃샘추위가 원인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상 저온현상'이라고 부르고, 특별 대책도 마련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예기치 않은 현상으로 농민들이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현대는 기상 예보와 기후에 맞는 적절한 농법이 발달한 시대다. 최근 매년 봄철 이상저온 피해가 발생했다면, 더 이상 이를 이상 현상으로 여기지 말고 항상 받아들여야 할 조건으로 여겨야 한다. 그래야 농사 피해가 줄어든다. 농촌진흥청은 예측이 어려운 기온 변화가 점차 심해지는 만큼 농가들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농가는 시설 설치나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등을 필수 요소로 여겨야 한다. 그래야 농업을 지속할 수 있다. 마침 농진청 등이 실질적인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농가들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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