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쫓아 남한 땅을 밟은 북한이탈주민(새터민)들이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지역도 500여명의 새터민이 거주하는 등 지역사회의 보다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25일 남북하나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에서 남한생활에 불만족하는 주된 이유로 ‘북한에 두고 온 가족’ 31.6%, ‘차별과 편견’ 19.3%, ‘치열한 경쟁’ 17.1%, ‘경제적 여건’ 12.5% 등을 꼽았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5월 기준 남한에 정착한 만 15세 이상 새터민 2만6430명 가운데 표본 집단 3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공과금 미납’ 11.5%, ‘교육비 마련을 위한 대출’ 10.1%, ‘병원비 부담에 따른 진료 포기’ 9.6%, ‘타인에 의한 실업’ 5.2%, ‘주거비용에 따른 이사’ 5.1%의 응답을 보였다. 빈곤 탓으로 끼니를 거른 경우도 2.3%다. 이들은 더 나은 남한생활을 위해 취·창업지원(24.6%)을 요구했다. 새터민 가운데 직업교육훈련을 경험한 인원은 51.6%로 조사 대상의 절반에 머물렀다.

새터민의 열악한 경제적 여건은 경제활동참가율(새터민61.2%·일반국민63.3%)과 비경제활동비율(새터민38.8%·일반국민36.7%), 고용률(새터민56.9%·일반국민61.1%), 실업률(새터민7.0%·일반국민3.6%) 등 주요 경제지표 전반에서 나타났다.

직장을 구하더라도 업종, 직업 유형, 임금에서 차이를 보였다. 업종별 구분에선 ‘제조업’이 25.5%로 가장 높으며, ‘숙박 및 음식점업’ 15.%, ‘도매 및 소매업’ 11% 순이다. 직업 유형으로 분류할 경우 ‘단순 노무 종사자’ 21%, ‘서비스 종사자’ 18.2%, ‘장치, 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14%다. 또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8.6시간이며 평균 임금 178.7만원(일반국민242.3만원), 평균 근속기간 25.2개월(일반국민44.8개월)로 확인됐다.

재단은 남북에서의 학력 차이를 부적응 주요 요인으로 판단했다. 남북통합학력에서 ‘중고등학교 졸업 이하’(68.6%)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초등학교 졸업 이하’(2.8%)도 일부 응답했다.

2014년 전북으로 전입한 새터민 A씨는 “전입 당시 정착 지원으로 15만원을 받았지만 주거비용을 지불하면 그만이었다. 낮에는 서빙, 밤에는 배달로 생계를 이어갔다. 한 때 제조업체에서 일했지만 근로자 대다수가 외국인인 탓에 대화도 단절됐다”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다른 사회에서 구할 수 있는 일은 드물었다. 그나마 주변 도움과 관심이 있어 어렵게나마 생계를 꾸렸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 북한이탈주민 입국현황에서 전북 지역에는 지난 3월 말 기준 528명의 새터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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