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총성을 멈추고 정전협정을 맺은 해인 1953년 생 소나무가 65년의 세월의 지나 판문점 남측 군사분계선 ‘소떼 길’에 심어졌다. 남북 정상은 27일 오후 4시30분 한라와 백두의 흙, 한강과 대동강의 물이 합수합토하여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공동기념 식수했다.

남과 북은 정전 65년 동안 ‘대결과 긴장’을 상징하는 땅이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은 소나무는 군사분계선이 갈라놓은 백두대간의 식생을 복원하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청와대측은 설명했다.

동시에 65년간 분단의 아픔을 같이 해온 ‘반송’으로 이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첫 여정을 함께 하게 된 셈이다. ‘반송’은 소나무의 한 품종으로 땅에서부터 여러 갈래의 줄기로 갈라져 부채를 펼친 모양으로 자라며, 한국 전역에 분포한다.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직접 삽을 들고 흙을 떴다. 소나무를 심은 후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각각 뿌려주었다.

두 정상이 제막한 파주 화강암인 식수 표지석 글씨는 전북 출신 한글 서예 대가인 효봉 여태명 선생의 글씨로 ‘평화와 번영’이라는 글귀를 새겼다. 글귀는 문 대통령이 직접 정했으며, 표지석에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의 서명이 나란히 들어갔다.

식수에 쓰인 삽자루는 북한의 숲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침엽수이고, 삽날은 남한의 철로 만들었다는 청와대는 설명했다.

공동 식수를 마친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걸으며 배석자 없이 사실상 독대의 시간을 가졌다. 오후 4시42분부터 5시12분까지 30분간 단독회담의 성격으로 부를 수 있을 만큼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도보다리’는 과거 유엔사가 ‘풋 브리지’(Foot Bridge)라고 부르던 것을 번역해‘ 도보다리’라고 부르게 됐으며.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원래 일자형이던 ‘도보다리’를 T자형으로 만들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곳까지 연결했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당시 체코, 폴란드, 스위스, 스웨덴)가 임무 수행을 위해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습지 위에 만들어진 다리다. 비가 많이 올 땐 물골이 형성돼 멀리 돌아가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1953년과 1960년 사이에 설치됐다.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고양 MPC)=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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