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 앞서 판문점 평화의집 1층 접견실에서 환담을 나누기 위해 서로 자리를 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문 대통령은 “솔직 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다”라고 김 위원장을 만난 소감을 전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남북정상회담 축전을 통해 “노벨평화상을 받으시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으셔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남북정상회담에 얽힌 뒷얘기를 추가로 소개했다. 주로 이날 오후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호처장에 따르면 남북 정상내외가 평화의집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만찬장으로 올라갈 때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먼저 타도록 배려하고, 또 리설주 여사가 엘리베이터에 타려 하자 김 위원장이 리 여사의 손을 잡아 끌며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타도록 했다”고 말했다.

행사 도중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로부터 "노벨평화상을 받으시라"는 덕담이 전달됐었다는 보고를 전하자 문 대통령은 "노벨상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으셔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오롯이 남북정상만이 머물렀던 ‘도보다리 회담’ 이야기도 나왔다. 당시 대화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던 문 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와 방송을 보고서 “내가 봐도 보기가 좋더라.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광격이 참 보기 좋았다”며 “비무장지대를 잘 보존하면 결과적으로 큰 자산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감상을 남겼다고 한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설치된 남북정상간 핫라인에 대한 뒷얘기도 나왔다. 김 위원장이 “이 전화는 정말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는 거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꼭 그런 건 아니다. 서로 미리 사전에 실무자끼리 사전에 약속을 잡아놓고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정상이 소나무 식수에 사용한 백두산 흙에 얽힌 이야기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소나무 식수에서 북측이 가져온 백두산의 흙은 그냥 흙이 아니더라”며 “백두산이 화산재로만 덮여있어 흙이 없다. 그래서 백두산 흙을 가져오기 위해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풀인 만병초를 뽑아 그 뿌리에 묻어있는 흙을 털어 모아서 가져온 정성이 담긴 흙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김 위원장은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농구에 대한 언급도 했다. 문 대통령이 스포츠교류에 대해 말하자 김 위원장은 “경평축구보다는 농구부터 하자”며 “세계 최장신 리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우리가 강했는데, 리명훈 선수 은퇴 후에는 약하다. 이제 남한 상대가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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