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달 5월, 의미는 퇴색하고 직장인들에게는 부담으로만 작용하고 있다는 푸념이 늘고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각종 기념일에 외식, 여행 등 각종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9일 전주지역 직장인들의 화제는 단연 5월 들어 잦아진 지출이었다. 직장인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얇아진 지갑 사정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직장생활 2년 차 30대 직장인 A씨는 어린이날인 5일 조카 선물로 20만원 상당을, 8일 어버이날에는 부모 용돈으로 50만원 상당을 지출했다. 기간 동안 외식은 2차례 가졌다. 결국 10일도 채 지나지 않아 A씨의 통장 잔고는 얼마 남지 않았다.

A씨는 “해마다 5월이면 부모님 용돈과 조카 선물을 챙기고 있다. 이를 받고 기뻐하는 가족들 얼굴에 부담이 되면서도 거르지 않고 있다. 값비싼 장난감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이나 중고 사이트를 찾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면서 한숨을 내뱉었다.

40대 직장인 B씨는 가정을 꾸린 만큼 지출할 곳도 많았다. 어린이날에는 가족과 하루 종일 외출해 외식 비용과 각종 이용 요금을, 어버이날은 양가 부모 용돈과 각 집안 외식으로 소비 활동을 했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4일 동안 지출한 내역만 한 달 급여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B씨는 “5월이면 허리가 휜다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을 지경이다. 국민들의 정서를 이용한 업계들의 상술도 한 몫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직장인들의 경제적 부담은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 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직장인 5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5월 예상경비는 평균 5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48만원보다도 16.7%, 8만원이 인상됐다.

기념일별 예상경비는 어버이날 평균 29만원, 어린이날 평균 14만원, 스승의 날 평균 5만원, 부부의날 평균 8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기혼 직장인들의 경우 평균 71만 원으로 이 또한 지난해 평균 60만원에 비해 11만원(18.3%) 올랐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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