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감 예비후보 7명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TV 토론회’는 기대 이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대다수 후보들이 전북교육 미래와 계획을 제시하거나 서로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검증하기보다, 상대를 공격하는데 그치고 사안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실망스럽다는 것.

11일 오후 6시 JTV 전주방송에서 진행한 ‘6.13지방선거 교육감 후보 토론회’에서는 전북교육감 예비후보에 등록한 7명이 학력, 학생인권과 교권, 자사고 동시선발 등을 나눴다. 후보들은 학력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했다. 천호성 후보는 학력 의미를 재규정하자고 제안했다.

학생인권과 교권은 모두 중요하며 충돌 및 대립이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입을 모았다. 학생인권에 비해 교권이 소홀했다는 의견도 내놨다.

자사고를 일반고와 동시선발하는 방안은 유광찬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동의했다. 자사고 탈락 시 평준화지역(전주 익산 군산) 일반고에 진학할 수 없는 현 방침과 관련, 서거석 후보와 황호진 후보는 평준화 지역 일반고 정원이 미달된다면 자사고 탈락생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광찬 후보도 탈락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교사 출신과 교수 출신 대립도 눈길을 끌었다. 현장교육전문가를 자처한 이미영 후보와 이재경 후보는 현장을 모르는 교수 출신들이 교육감을 맡아 전북교육이 위기라고 했다. 이재경 후보의 7차 교육과정 특징 질문에 서거석 후보는 “개편 전에 비해 수업방식이 달라졌고 체험학습에 비중을 뒀다”고 답했다. 6,7차 교육과정을 설명한 이재경 후보는 “교육과정은 현장 담당자에게 기본 중의 기본인데 교육감 후보가 이를 모른다면 구구단도 모르면서 미적분을 풀겠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예상대로 천호성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현직인 김승환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서거석 후보는 “전북은 8년간 교육감의 실험장이었다. 선생님은 가르칠 의욕 잃어 심지어 목숨을 끊었다. 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4년 잘 하겠다는 말에 다신 속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미영 후보는 “8년 간 교사의 성추행 등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여럿이다”고 말했다.

김승환 후보는 “8년 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 전북 아이들을 해치면 막아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잘 자라고 교사들은 자존감이 높아졌다”면서 “문재인 정부와 전북 교육정책은 아주 잘 맞고 우리가 시행해 온 건 교육부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고 반박했다.

학력의 경우 서거석 후보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도내 기초학력미달률이 높다”고 하자 김승환 후보가 “수능 성적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미영 후보는 “수능과 학업성취도평가는 달라 수능으로 기초학력을 잴 수 없다”고, 서거석 후보는 “수능은 상대평가라 6,7등급이라도 기초학력미달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김승환 후보는 천호성 후보에게 답변기회를 주며 혁신학교를 방어했다. 이밖에 학교안전, 특별교부금,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도입에서 각을 세웠다.

그럼에도 맥 빠진 토론회라는 지적이 많다. 현재를 부정해 새로운 체제를 기대하게 하는 선거 특성을 고려하고, 120분 간 7명을 제대로 살핀다는 게 불가능함을 감안해도 후보들이 그리는 전북교육을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천호성 후보가 생방송에서 “품격 있는 전북교육의 미래, 희망을 말하고 싶었는데 보시다시피 정말 답답한 토론이었다”고 말할 정도다. 대다수 후보들은 상호질문과 상호토론 시간을 질문을 빙자한 상대후보 비방으로 채웠다. 때문에 상대후보는 짧게 답하거나 아예 답하지 못하고, 질문한 후보도 본인의 정책을 알리지 못하기 일쑤였다.

토론회에서 도민들이 궁금해 하고 후보들이 답해야 할 내용은 문제점과 해결책 둘 다지만 도민들이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건 해결책일 거다. 기초학력이 떨어진다면 올릴 방법은 뭔지, 현장출신교사로서 현장을 잘 아는 것 이상으로 어떤 걸 할 수 있는지, 혁신학교가 잘못된다면 바로잡을 방안은 뭔지, 도민들은 전북교육이 갈 길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후보를 원하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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