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의 권번 문화와 역사를 고찰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사단법인 한옥마을사람(대표 고혜선)들은 지난 18일 정읍 고택문화체험관(옛 권번문화예술원)에서 ‘정읍 풍류문화 아양계 연의-정읍 풍류문화와 권번이 갖는 의미 제고’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세종 교수 사회로, 김문선 풍류문화 지킴이의 ‘정읍 풍류문화의 아양계의 형성과 전승’, 홍종진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정읍 풍류문화의 무형 문화적 가치와 전승’, 조종안 기자의 ‘전라도 권번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 제고’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김문선 풍류문화 지킴이는 정읍 풍류의 뿌리를 1927년에 세워진 아양정에서 시작된 아양계로 보고 있다.
  그는 발표를 통해 “아양정에 모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정읍 풍류가 이어져 왔다”며 “아양정을 세운 김기남은 이곳에 아양계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풍류를 익히고 보존하여 정읍풍류의 뿌리를 내리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양정에서 풍류를 할 때면 각지에서 율객들이 수없이 많이 모였는데 보통 한 악기당 3~4명이 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며 “아양계 뿌리는 1954년 조직된 초산율계 등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지금까지 아양정 풍류는 영산회상 등 음악에만 무게를 두었으나 고혜선 대표가 아양정에서 행해졌던 춤을 복원하려 노력을 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고 설명했다.
  ‘정읍 풍류문화의 무형 문화적 가치와 전승’을 발표한 홍종진 교수는 “한국 풍류문화는 근대사회 진입으로 인한 사회제도 변화에 의해 사라졌고 풍류를 가르친 조선조말 관기나 일제 강점기 권번을 통해 풍류문화적 요소가 이어졌다”며 풍류와 권번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어 “정읍 풍류문화로 음악은 수제천, 노래는 정읍사, 춤으로 무고, 아박무 등이 고문과 악보로 전해져 문화재적 가치와 희소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정읍뿐 아니라 현재까지 남아있는 백제문화의 풍류문화 요소가 하루빨리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백제문화의 풍류정신과 사상이 후대에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마련한 고혜선 대표는 “권번이라는 단어가 갖는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예기(藝妓) 등의 문화와 전통을 연구하고 이를 문화체험으로 연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오늘 세미나를 시작으로 정읍 풍류문화 뿌리 아양계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함께 아양계에서 활동한 태인 거주 기생 ‘소란 김옥진’의 춤사위를 복원하고 고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단법인 한옥마을사람들은 음악무용극 ‘해어화, 다시 피다’를 26일부터 9월 8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오후 8시 정읍 고택문화체험관에 펼친다.
  예기 양성소를 배경으로 아양계 일원인 단소 명인 ‘전추산’과 기생 ‘소란 김옥진’의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다.
  공연 1시간 전부터 식사와 정읍 자생차 시음이 이뤄진다. 관람료 할인 및 문의 063-532-1248.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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