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6월 북미정상회담의 차질 없는 진행과 비핵화 협상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한미 정상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이행에 따른 북한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 등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낮(미국 현지시간. 한국시간 23일 새벽)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단독 정상회담과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을 열고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양국 정상은 최근 북한이 보인 한미 양국에 대한 태도에 대해 평가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후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직접 언급하고 “한국, 중국. 일본이 북한을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많은 지원을 약속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국민들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한반도를 위해 굉장히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충족’이 안 될 경우 북미회담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도 시사해, 문 대통령의 ‘북미 중재’ 역할에 무게를 더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미국 내에서 있는 것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실패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으로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적 발전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켜 65년 동안 끝내지 못한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맥스 썬더 한미연합군사 훈련이 종료되는 25일 이후 고위급회담 재개 등 최근 냉기류가 도는 남북대화가 복원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귀국한 24일 이후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트럼프 대통령 입장을 설명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 핫라인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워싱턴DC에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했다. 이날 오전 재개관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889년 2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서양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이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당해 그 기능이 중단됐다가 2012년 문화재청이 350만 달러에 매입해 보수. 복원 공사를 거쳐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된 지 136년 만에 이날 새롭게 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문에서 초대공사인 박정양씨의 손녀 박혜선씨, 공사관 서기관이던 이상재와 장봉환의 증손자인 이상구. 장한성씨를 만나 환담하고 격려했다. 이후 앤드루스 공군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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