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았으면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으면서 나라 되찾고 지키고 꽃 피우기 위해 희생한 호국 영령들에 대한 감사와 추모로 올해도 어김없이 나라가 숙연해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런데 올 6월이 좀 다르게 시작되는 것 같다. 호국영령들에 대한 감사와 추모 분위기보다 남북 평화무드가 압도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달아오른 선거운동 열기도 월등하다.
  남북평화 이슈와 지방선거에 휩쓸려 호국보훈을 잊은 채 6월을 보내게 되는 게 아닐까 지레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국가보훈처도 예년과 달리 조용하게 6월을 맞고 있는 것 같다.
  보훈의 달에 10일까지의 추모 기간 중 6610 묵념 캠페인과 댓글달기에 나서고 있다. 6월 6일 10시에 전 국민 일제히 묵념을 올리자는 캠페인이다. 20일까지의 감사기간이나 30일까지의 화합단결 기간의 이벤트가 아직은 들리지 않고 있다.
  6월에는 6일 현충일에 이어 15일의 제1 연평해전, 6.25에 이은 29일의 제2 연평해전 정부 기념일이 차례로 이어진다. 나라를 되찾고 지키고 꽃 피우기 위한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잠시도 잊지 말고 추모하고 감사하자 한 날들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예정된 6.12 북미정상 회담으로 6월의 한반도는 남북 간 공전의 평화무드에 휩싸여 들어있다. 남북 정상들이 판문점 휴전선을 넘나들며 가진 회담으로 남북 간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올라 있다. 북핵 폐기를 둘러싼 북미 간 빅게임으로 한반도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호국영령들은 조국 광복의 시대보다 남북 분단과 대결 시대의 군사적 충돌에서 대부분 희생됐다. 민족 분단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 탓이어서인지 남북 간 평화무드가 조성되면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조용히 맞고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 그에서 비롯되고 있다면 이는 경계해마지 않을 수가 없다. 전쟁종식과 평화정착은 나라 되찾고 지킨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에 대한 보답에 다름 아니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더욱 뜻 깊게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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