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서정이 넘치는 길이다. 물우리마을 넘어 진뫼(진메)마을에서 구담마을까지 매일 출퇴근을 한 시인은 ‘눈꼽만치도 지루하지 않은 천국의 길’이라고 노래했다. 시인이 걷던 길을 따라 걸으면 시심(詩心)이 절로 피어난다.

물 맑은 섬진강은 진안군 백운면의 팔공산에서 시작 이곳에서 발원한 물은 임실군의 옥정호에 잠시 갇혔다가 순창 남원 곡성 등을 굽이치고 여러 지천과 만나 전남과 경남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남해로 흘러들고 있다. 총 500리의 긴 여정이다.

코스는 임실 덕치면 물우리~월파정~진뫼마을~천담마을~닥나무 삶던 솥~구담마을까지 총 11km 코스다.

▲물우리 = 섬진강이 회문산(837m) 자락을 휘돌아 가는 곳에 자리하는 이라고 해서 물우리다. 당산나무와 정자 작은 연못이 어우러진 모정이 마을의 중심이다. 이곳 우람한 당산나무 아래는 특이하게 묘가 자리잡고 있으며, 묘는 당산할매의 가묘이고 이곳에서 당산제를 지낸다. 마을이름은 물 우(위)에 있어 물우리라 했다는 말이 있다.

▲월파정 = 1927년 덕치면 물우리에 거주하던 밀양 박씨 밀성부원군 파의 후손들이 주축이돼 선조들의 유덕을 경모하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처음에는 월회정이라 했다. 정교한 조각과 우아한 선을 보여주는 이조식 건축양식으로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진뫼마을 = 섬진강 중상류의 아름다운 강마을로 ‘섬진강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은 김용택 시인의 고향이자 문학적 산실이다. 여울과 잔잔한 흐름이 번갈아 이어지며 산굽이를 돌아나가는 전형적인 우리 옛날 강마을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천담구담마을 = 못처럼 깊은 소가 천 개나 된다고 해서 천담이다. 천내리와 구담리가 합쳐져 향정구역상으로는 천담리가 됐지만 여전히 천담과 구담을 구분해 부르고 있다. 오지 중의 오지로 동국여지승람에 ‘첩첩으로 둘러쳐진 산과 산이 마치 병풍을 두른 것처럼 아름다운 곳’이라고 기록될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특히 봄이면 마을 입구에서부터 마을뒤까지 심어놓은 매화가 만개해 강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임실=임은두기자 · led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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