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양국의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연이틀째 극명한 평가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평화관계 설정 등 4개 조항을 담은 공동합의문에 대해 냉전해체의 역사적 첫발을 내딛었다는 청와대 발표에서부터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비판일색의 지적에 절반의 성공이라는 양비론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김정은-트럼프의 세기적 만남이었기에 그만큼의 국민적 기대와 관심과 있었음은 물론이다. 특히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라는 표현이 담길지 여부가 회담의 최대 관심사였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시한이 담기지 않은데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대통령의 한미군사훈련중단, 주한미군철수등과 관련된 기자회견 언급은 또 다른 논란거리를 낳고 있기도 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지만 한국입장에선 얻은 것 보단 자칫 불안하고 우려되는 상황만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단 한반도 비핵화논의가 본격화 됐음은 분명성과다. 국민적 기대치를 담아내지 못할 만큼 사안이 중대하고 민감하고 거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13일 방한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오늘 문재인대통령을 예방하고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한 뒤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에게도 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과정을 즉각 시행할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고 자신의 평양방문 가능성도 시사했다. 궁극적으로 핵무기 프로그램해체에 대한 두 사람사이의 약속과 의지가 현실이 되고 실천이 될 수 있도록 일단 미국이 움직이고 있고 이에 대한 북한의 실천적 후속조치가 어떻게 실천될지가 이젠 현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아직 핵 폐기 절차에 나서지 않았으니 경제제재 조치는 여전하다. 북한도 급한 건 마찬가지다. 후속회담을 통해 구체성이 떨어지는 비핵화방안을 구체화하고 또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의 실천적 방안이 서둘러질 수 있도록 본격적인 협의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서명하고 구두로 약속했으니 이젠 김 위원장이 이를 서둘러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무엇인지만 고민해야 한다. 낮은 수준의 합의에 대한 비관적 논란은 이제 의미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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