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익산시장과 고창군수, 기초의원 14명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압승한 것에 비하면 겉으로 보기엔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속내를 보면 전북 민심이반을 확인한 사실상 참패다.

고창군수 선거에서 유기상 후보의 당선은 군민과 반하는 공천을 했던 민주당에 주는 뼈아픈 경고이며 평화당이 그나마 선전했다고 평가하는 잣대이기도 하다.

익산 정헌율, 고창 유기상 후보의 당선으로 체면치레 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냉정한 평가다. 이번 지방선거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전북텃밭을 민주당에 내줬고, 향후 총선에서도 지방선거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은 수도권보다 텃밭인 전북 등 전라권에 화력을 집중하며 민주당과 양자대결로 만들었다. 지난 총선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민주당 텃밭을 빼앗은 국민의당이 대선이후 당 분열로 호남당으로 전락한 국회의원 5명의 힘으로 텃밭을 지켜왔다.

하지만 평화당은 전북 등 전라권에 당력을 집중했음에도 기초단체장 2명과 기초의원 14명을 배출해 체면치레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도내 정당투표에서는 정의당에도 밀리는 수모까지 받아 더 이상 전북이 평화당 텃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됐다.

평화당은 도지사 선거에서 20% 안팎의 성적과 기초단체장 14곳 중 11곳에서 후보를 냈지만 9곳에서는 실패했다. 더욱이 전북도의원 선거는 지역구에서 단 1석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이처럼 평화당이 총선 2년만에 텃밭을 내준 것은 지역적 기반에도 불구하고 인물난을 겪었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도민의 자존감과 남북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비핵화 정치이슈에 손 쓸 틈조차 없었다.

평화당은 선거기간 특정정당에 대한 견제와 경쟁체제로 예산도 늘었고, 정부의 관심도 이끌었다는 논리를 펼쳤지만 지방선거 결과 낮은 득표율로 볼 때 전북에서 평화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평화당 지역 국회의원 성적표는 향후 정개개편과 총선에 대한 바로미터로 엿볼 수 있다. 이번 지선에서 전북선거 혁명으로 불리는 유기상 후보를 고창군수로 당선시킨 유성엽 의원은 평화당내에서 입지를 넓히고 향후 당 대표 후보로 급부상됐다는 평가다.

당 대표인 조배숙 의원은 익산시장을 방어해 선전했으나 텃밭을 빼앗긴 책임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정치적 위치에 놓여 있다. 김종회 의원과 김광수 의원은 기초의원을 각각 6명, 2명을 배출시키며 나름의 안전판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평화당 중진인 정동영 의원은 기초단체장 뿐 아니라 광역과 기초의원 선거에서 1석도 얻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정 의원은 ‘복흥산방’시기 가장 가까이 했던 김종철 도의원, 김종담 전 의원 등을 잃어 더욱 상흔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이번 지선에서 정 의원과 가까웠던 후보들이 유권자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정 의원에 대한 중간평가였다는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전북 텃밭을 빼앗긴 평화당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역량과 확인 된 민심이반에 따른 대처 등 뿐 아니라 도당 역할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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