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33명을 낸 군산 유흥주점 방화사건의 인명 피해가 늘어날 우려다. 이송된 피해 환자 일부의 상태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재 전북소방본부장은 19일 군산 유흥주점 방화사건 관련 설명회에서 피해 환자 30명 중 17명이 위중하다고 설명했다. 사건 발생 당시 부상자 30명 중 긴급환자 5명으로 판단했으나 이틀 사이 그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소방당국은 통상 화재 뒤 72시간 안에 발생한 부상을 해당 화재로 인한 피해로 간주한다.

이들 긴급환자는 서울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베스티안서울병원과 베스티안대전병원, 충남대병원, 건영대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일부는 전신 3도 화상을 입는 등 매우 위중하다는 설명이다.

이 소방본부장은 또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과 관련해 ‘집단 패닉’과 전북 지역에 부재한 화상치료 전문병원을 꼽았다. 어두운 공간에서 발생한 화재로 음주상태의 사람들이 단체로 공황에 빠졌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상치료 전문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2018년~2020년) 기준 전국 5개 병원으로 하나병원(부산), 베스티안병원(서울·부산),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서울), 푸른병원(대구)로 한정됐다. 이들 화상치료 전문병원은 3도 이상 화상, 범위가 넓은 2도 심재성 이상의 화상, 특수부위 화상 등 상태가 위중한 경우 전문적으로 치료 행위를 한다.

이선재 소방본부장은 “이번 방화로 인한 환자들 상태를 살피고 있다”면서 “비상구 바깥에 적치물이 쌓여 대피에 지체가 발생했다 등 여러 정황이 제기되는 만큼 해당 유흥주점에 대한 소방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 유흥주점 방화사건은 17일 오후 11시 53분 군산 장미동 유흥주점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3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 33명을 냈다.

사망자 3명 가운데 김태호(50·본명 김광현)씨는 KBS 소속 개그맨 8기로, 19일 뒤늦게 신원이 확인돼 유족에 의해 경기 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김씨는 사고 전날 군산에서 진행된 자선골프대회에 참석한 뒤 지인이 마련한 술자리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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