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유럽문화의 중심도시 프랑스 파리서 전주한지의 우수성과 실용성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고 한다. 주 프랑스 한국문화원서 가진 행사서 전주한지 콘퍼런스와 함께 합죽선과 닥종이인형을 비롯한 각종 한지공예품, 조선왕조실록 복본 등의 전시회와 한지공예품 제작 체험행사도 가졌다.
  특히 주목된 것은 콘퍼런스서 프랑스 지류 전문가로 루브르박물관의 문화재연구소장 아리안 드 라 샤펠이 프랑스 내 한지 사용 현황과 한지의 미래에 관한 주제를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루브르박물관 소장 문화재 ‘바이에른의 막시밀리앙 2세 책상’ 복원에 전주한지를 사용했다. 그가 전주한지의 우수성과 실용성을 국제사회 문화계에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것이다.
  전주한지의 국제적 명성은 아프리카 분쟁국가에 보낼 전주한지 족자 32개 전달을 계기로 파리 소재 유네스코와의 협력 확대 의향서(LOI) 체결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진바 있다. 로마 교황청에 전달된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교황 비보10세 즉위 축하 친서의 전주한지 복본도 전주한지의 명성을 넓게 알린바 있다고 하겠다.
  전주한지의 우수성과 실용성 등은 국제사회 문화계서 거듭 확인되고 있고 그 명성 또한 드높다. 그런데도 전주한지 산업의 현주소는 초라하기까지 하다. 전주한지의 국제적 명성에 걸맞지 않게 생산 공장들은 영세하기가 그지없다.
  전주한지 우수성의 본질이나 다름없는 닥과 황촉규 등 원료산업은 실체조차 희미하다. 전주한지의 국제적 명성과 달리 전주의 한지 생산과 소비시장은 중국산이나 동남아산 닥 펄프를 원료로 생산한 ‘한지’가 점유하고 있는 게 실상이다.
  전주 한지산업의 현주소를 이대로 두고 국제적 명성만을 높여나가는 것은 모래밭에 누각 짓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문화유산 복원 시장규모가 8천억 원 규모에 이르고 그 거대한 시장을 일본 화지와 중국 선지가 분점하고 있다고 들린다.
  국내외 고급 한지시장을 석권했던 전주한지의 옛 명성은 물론 최근 드높아진 국제사회 문화계의 명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전주 한지산업 본연의 재건이 요구된다. 생산 공정의 현대화는 불가피할 수 있겠으나 한때 번창했던 닥 등 전북 원료산업의 부활이 선행돼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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