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헝드시서 열린 ‘2018 국제슬로시티연맹 시장 총회’서 전주시가 다시 한 번 빠름보다는 느림의 삶에서 세계 최우수의 슬로시티임이 확인됐다. 연맹은 전주시에 지역주민 마인드와 교육부문의 슬로시티 어워드를 시상했다.
  전주시가 지난 해 세계 슬로포럼 슬로어워드를 개최하고 오순도손 슬로학교를 운영하는 등 슬로시티 주민 마인드와 교육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 슬로시티 시장군수협의회장이기도 한 김승수 전주시장이 ‘한국슬로시티 미래지향 발전방향’ 주제로 연설도 했다 한다.
  전주시가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슬로시티로 평가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세계 30개 국가 244여 개 슬로시티 회원 도시 중 인구가 60만 명을 넘는 도시는 전주가 유일하다고 한다. 전주는 이에 자부심을 갖고 있고 명예로 치부한다. 시민들 삶의 질이 그만큼 높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슬로시티는 애초 농촌도시의 삶의 질 지키기 운동이다. 그래서 인구 5만 이하가 연맹 가입 조건이다. 담양군 창평면 삼지천 마을, 완도군 청산도, 신안군 증도, 하동군 악양면, 강원 영월군 김삿갓 마을 등 이름 있는 한국의 가입도시 12곳 모두 그렇다.
  전주시도 당초 대상이 한옥마을이었다. 그런데도 2016년 전주시 전역이 슬로시티로 확대됐고 재 인증까지 받았다. 큰 도시 안의 구나 동 단위 인증이 가능해 확대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 전역이 슬로시티 기본여건을 갖추고 있고 시민들의 보편적 정서도 그런 것 같다. 주변이 농촌으로 친 환경적인데다 유기농 식품의 생산과 소비는 물론 전통음식과 전통문화의 보존이 잘 돼 있기로 한국 제일이다. 한옥마을이 대표적이고 상징이다.
  전주가 세계의 슬로시티로 재확인 된데 대해 웃어야 마땅할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웃기만 할 수가 있을까. 속도와 변화의 산업화시대 도시가 빠름을 거부하고 느림에 안주한다면 나태에 다름 아니다. 정체와 퇴락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지는 게 현실이다.
  전국 7대 도시서 30대 도시 뒷전으로 내려앉은 전주의 오늘이 이를 웅변한다. 슬로시티는 농촌도시에나 걸맞다. 전주서도 한옥마을만이 제격일 것 같다. 도청 시청이 있고 100만 광역시를 내다보는 60만 대(?)도시에 입힐 옷이 못 될 것 같다. 웃기만 할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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