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광지 홍패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은 개관 16주년을 맞아 28일 오전 10시 30분 기념식을 갖고 ‘조선시대 과거시험 특별전’과 ‘전주의 근대’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특별전 ‘학문에 들어가는 문, 벼슬에 들어가는 길(入學之門 入仕之路)’에는 총 50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전시구성은 과거제 도입과 시험 절차, 시험답안지인 시권, 합격증인 홍패와 백패, 전주출신 급제자 등으로 짜여졌다.
  중국 수나라 때 시작된 과거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고려 광종 때이다. 광종은 호족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958년 과거제를 처음 실시하였다. 이번에 고려시대 과거제를 알려주는 과거급제증 2점이 전시된다. 보물 725호 남원양씨 양수생의 홍패와 전주최씨 최광지의 홍패이다. 고려시대 홍패는 몇 점 남아 있지 않은 매우 귀한 유물이다. 최광지 홍패는 명나라 초대 황제 홍무제가 내려준 ‘고려국왕지인’어보가 찍혀 있는 유일한 현존 문서라고 한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답안지 시권은 과거제도 유물 중 가장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합격하면 시권을 돌려주었고, 가보로 보존되었기 때문이다. 시권은 보통 1m가 넘는다. 지금과 달리 응시자의 이름만이 아니라 직역(직업), 나이, 본관과 거주지, 부ㆍ조ㆍ증조ㆍ 외조 등 4조를 기록하였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채점시 이 부분을 떼어냈고, 답안도 사본을 만들어 채점하였다. 
  전시되는 시권 중에 우리 지역과 관련해 특별한 시권이 있다. 1798년 광주에 설치된 외방별시에 1등으로 합격한 고정봉의 시권이다. 그 시험문제가 태조의 고조부 목조 이안사가 전주에서 유년기에 병법을 익혔다는 ‘장군수(將軍樹)’ 나무이다. 고정봉은 조선을 건국할 조짐이 실현되었다고 답하여 1등을 차지하였다.
  시험에 합격하면 문무과는 홍패, 생원진사는 백패라고 하는 합격증이 주어졌다. 이번 전시에 문과 홍패, 무과 홍패, 생원시 백패, 진사시 백패 등 모든 과거 합격증이 모두 선보인다.
  조선시대 총 14,620명의 문과(대과) 급제자 중 전주이씨가 847명으로 다른 성관에 비해 월등하게 많다. 전주출신의 급제자는 총 105명으로 전라도에서 남원, 나주, 광주와 함께 가장 많은 문과자를 배출하였다. 전주에서 치러진 과거시험 시권과, 3미터에 이르는 합격자 명부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관람과 함께  앵삼을 입고 어사화를 쓴 후 자신의 홍패를 들고 과거급제자처럼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8월 26일까지 열린다.
  제20회 전주학 학술대회 ‘근대 전주의 민족운동과 사회상’은 전주의 근대를 규명해나가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학술대회는 5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된다. 발표는 김주용(원광대) ‘일제강점기 전주지역의 민족운동과 사회운동’을 주제로 서막을 연다. 이어 박학래(군산대)의 ‘근대 전주지역의 유학자와 유학사상’, 서종태(전주대)의 ‘근대 전주지역의 천주교와 개신교’, 송만오(전북대)의 ‘전주 약령시에 대한 시론’, 박찬승(한양대)의 ‘일제강점기 전주의 일본인·조선인 유력가’가 발표된다.
  토론자로는 김재영(정읍역사문화연구소), 소현성(전주대), 전병구(전주성심여고), 천상묵(호남한의원), 이정욱(전주대)이 나선다. 종합토론 좌장은 하우봉(전북대)이 맡아 진행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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