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문을 열 만성동 신설학교 명칭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전주교육지원청이 공모와 심의를 거쳐 ‘전주황방초등학교’라는 이름을 정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정작 학부모들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아 적절치 않은 이름을 택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26일 전주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황방초등학교란 명칭은 부르기 어렵고 한문으로 시대에 맞지 않는 만큼 재검토해달라”고 건의했다. 전주교육청에는 만성지구 입주민들(학교 입학예정인 학부모) 대상으로 의견수렴해줄 것을 요청했다.

전주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규정대로 교명 제정을 추진했고 제정심의위원회에 학부모위원(만성지구)도 포함했다. 심의결과 선정한 교명에 대해 반드시 설문조사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학교 명칭은 관할교육지원청에서 정할 수 있고 전주교육청은 이를 공모, 선정해왔다. 2019년 3월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에 들어설 (가칭)양현초등학교도 마찬가지. 전주교육청은 해당기간(4월 30일~5월 16일) 동안 37건을 받았으며 전북도 전주교육지원청 교명제정심의위원회를 구성, 심의해 이달 초 황방초등학교를 뽑았다.

근처에 자리한 황방산 등 지역 특색을 살리고 시대가 변해도 가치를 갖는다는 이유에서다. 교명제정심의위원의 경우 도의원, 시의원, 언론인, 소속 공무원, 학부모위원, 퇴직교장 10명이다.

공모에서 채택한 이름 ‘전주황방초등학교’는 향후 전라북도의회에서 심의 의결해 전라북도립학교 설치조례를 개정해야 최종 확정이다. 전주교육청과 전북교육청은 도의회가 열리길 기다리던 중 주민들의 민원과 문의가 잇따르자 방향을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심도 있는 심의 자체는 존중하나 반대의견이 많아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면서 “교명이 확정된 건 아니니 전주교육청과 얘기해보고 주민들 의견도 들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일련의 상황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공모 취지와 의미를 잊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모 내용 및 절차상 하자가 없다면 따르는 게 민주적이고 공모 자체가 의견수렴이라는 판단에서다. 기관이 일을 함에 있어 일관성과 추진력을 가져야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몇몇 주민은 “이름이 예스럽고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부정적이거나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다. 주민들 의견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한 게 아쉬울 수 있으나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었다. 그것도 부족하면 이후 개선해야지 판을 뒤집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관처의 방향과 의지도 중요하다. 도의회를 거쳐야 하나 사실상 정해진 명칭인데 다시 생각한다면 공모는 왜 한 건가. 그런 식으로 늘 바꿀 수 있는 건가”라며 “정말 옳다면 그걸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해야지 갈팡질팡하며 여지를 남겨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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