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청년 창업농 영농정착 지원 사업'을 도입했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청년 창업농 영농정착 지원 사업은 영농경력 3년 차 이하인 40세 미만의 청년에게 최장 3년간 매월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청년이 참여했다. 그런데 올해 사업 대상자는 1,168명뿐이다. 이보다 많은 2,158명의 청년 농업인이 이번에 탈락했다. 정부가 추경으로 400명을 더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1,700여명이 여전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농업·농촌으로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도전 의지가 있는 청년들에게 지원을 강화해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올해만 해도 농어촌공사, 농협,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농지·자금·기술을 지원한다면 탈락한 청년 농업인들을 추가로 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농업·농촌에 정착할 청년에 대한 군 복부 면제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식량안보는 국방안보만큼 중요하며, 사회 각 분야에서 대체복무 기회를 주고 있는 만큼 농업에 종사할 청년들에게도 군복무를 면제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 청년들에게 지원하는 스마트팜 농업 외에도 농산물 생산 전후방 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이곳에서 일할 기회가 생긴다는 주장도 있다. 심지어는 귀농·귀촌 박람회를 노량진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년 4명 중 1명이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공무원이 되지 못하고 경력이 단절돼 버린다. 이곳에서 귀농·귀촌 박람회를 연다면 관심 있을만한 청년들을 다수 구제해 줄 수 있다는 논리다.
마침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야 후보들은 앞 다퉈 청년농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들 모두 청년실업 문제 해소와 후계농업인 확보를 위해 청년농업인 정착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 지원 사업' 선정인원을 1만 명으로 확대하고, 실습농장을 30곳에서 180곳으로 늘리기로 했고, 한국당은 10만 청년농 육성을 1순위 농정공약으로 제시하고, 후계농에 빌려주는 정책자금도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여야는 선거 결과를 떠나 탈락하는 청년농이 없도록 구제하는데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도전 의지가 있는 청년 농업인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청년들이 농업 정책을 새롭게 바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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