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   성    수

변화가 변화를, 창조가 또 다른 창조를 불러오는 시대다.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창의적인 DNA, 즉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동차산업도 최근 DNA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단순히 차를 나눠 타는 것을 넘어서 여러 사람들이 공유해서 사용하는 공유경제 네트워크인 우버(Uber)라는 서비스가 탄생했다. 에너지 고갈과 환경문제는 지능형 전력망과 친환경자동차 서비스의 발달을 촉진하고 있다. 차량 스스로 주변상황을 감지하고 판단하며 제어하는,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자율주행 기술도 시작되고 있다.

이 중 필자는 친환경자동차에 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친환경자동차란 가솔린과 디젤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이 적용된 전통적인 자동차에서 탈피한 환경에 유익한 자동차를 말하는데, 전기차(EV)와 수소차(FCEV) 그리고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등이 있다.

전기차(Electric Vehicle)는 충전하여 재사용이 가능한 이차전지(축전지)를 사용하여 모터를 돌리는 자동차를 말한다. 이차전지는 연료탱크, 모터는 엔진 역할을 한다. 수소차(Fuel Cell Electric Vehicle)는 수소연료전지차로도 불리며 연료전지(Fuel Cell)를 사용해 전기를 발생시키고, 이를 활용해 모터를 돌리는 자동차를 말한다.

이들 자동차의 공통점은 전기를 사용하여 모터를 돌리는 것이지만, 전기를 어떻게 얻느냐의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즉, 전기차는 외부 발전소 등에서 생성된 전기를 차량의 이차전지에 저장하여 사용하는 반면, 수소차는 차량에 수소를 충전하고 충전된 수소를 이용해 직접 전기를 생성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장점과 단점을 보면, 전기차는 충전인프라 확보가 용이하고 핵심기술이 배터리여서 자동차 전문기업 외 신규벤처나 전기전자업체의 진입도 수월해 빠른 상용화가 가능한 반면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완속충전시간과 200km 내외의 짧은 주행거리가 보완 과제이다. 반면 수소차는 3분 정도의 충전으로 500km 이상의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에 비해 핵심기술인 스택 제조 등에 타 영역 기업의 진입 장벽이 두텁고 고가의 수소충전소 및 차량구매비용이 부담이다.

앞선 과제들이 보완된다면 항속거리에서 유리한 수소차는 대형차량 및 장거리 수송에 유리하고, 전기차는 소형 및 단거리 용도로 적합해 두 차종은 공존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정부는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확산을 통한 자동차산업의 재도약 방향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전기차 35만대, 수소차 1.5만대 보급 및 전기차충전기 1만기, 수소차충전기 310개소 설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한다. 적재량 5톤급 수소화물차?특장차 개발을 통한 쓰레기 수거차, 청소차, 냉동탑차, 렉카차 등으로 활용성도 높게 보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우리지역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전기·수소버스가 현대자동차에서 생산됨에 따라 친환경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전장부품을 생산하던 기업이 전기차용 충전기와 냉난방 소자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거듭났고, 알루미늄 범퍼를 생산하던 기업은 전기차용 알루미늄 배터리 케이스 기업으로 변모했다. 고소작업차 업체가 소형 전기차 개발에 매진하고, 배터리 소재기업이 새만금과 군산에 둥지를 틀었으며, 소형전기상용차 생산공장의 김제 착공과 국내 최대 휴대폰 카메라 제조업체의 자동차용 카메라 연구를 위한 기술원 입주도 임박했다.

탄소와 첨단 경량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인 효성과 도레이가 가동 중이며, 탄소소재 탱크개발에 전념한 일진복합소재는 이제 국내 유일의 고압 수소탱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되었다. 특히 전기상용차 자율주행 글로벌 전진기지 프로젝트가 민선 7기 송하진도지사의 융복합 미래신산업분야의 핵심공약과 정부의 산업위기지역 극복사업으로 선정된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자동차산업이 가야 할 길은 정해졌다. 이들 산업에 요구되어지는 특징적 DNA와 비즈니스 모델을 데이터와 네트워크,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요약되는 DNA 기술로 육성하면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산학연관의 끈끈한 협업이 자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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