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5일 봉동클럽하우스에서 러시아 월드컵과 리그 운영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차기 축구 국가대표팀은 외국인 감독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4년 동안 임기를 보장받는 시스템으로 가야 합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한국 축구에 대한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의 애정 어린 제언이다.
  5일 완주 봉동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최 감독은 러시아에서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임 감독이 소신껏 4년간 팀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차기 월드컵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일은 감독이 소신을 갖고 팀을 만들 수 있도록 협회와 팬들이 4년간 기다려 주는 일이다”며 “1차 예선이나 한일전 같은 어찌 보면 준비단계의 경기 결과에 따라 감독을 비난하고 도중하차 시키려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자신도 전북 감독으로 취임해서는 한 경기 승리에 집착했던 적도 있었고 성적이 안 좋으면 스스로 물러날 생각도 했었지만 그 고비를 팬들과 구단이 참아 주고 믿어줘 지금의 전북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러시아 월드컵 한국 경기 총평을 해달라는 질문에는 컨디션 조절 주기가 아쉽다고 평가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3차전 독일과 경기에 제일 좋아 보였다며 만약 1차전 스웨덴전을 독일전 처럼 최고의 컨디션에서 치렀다면 좀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신욱, 이재성, 이용 등 러시아를 다녀 온 3명의 전북 선수들에 대해서는 기대했던 활약을 펼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을 이었다.
  “이재성은 지난 시즌 이후 동아시아 대회, 유럽 전지훈련 등 휴식이 거의 없었다. 체력이 뒷받침 안 되면서 축구선수라기보다는 마라톤 선수처럼 순간적인 스피드를 잃어 버렸다. 그런 이재성의 컨디션은 독일전 후반에서 가서 제일 좋아 보였다.”
  유럽 진출을 희망했던 이재성이지만 임펙트 있는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마도 많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도 하나의 과정인 만큼 정신적으로 잘 극복해서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위로했다.
  또 유럽 하위리그라도 진출해 경험을 쌓은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유럽 하위리그 팀들도 알게 모르게 차별이 존재한다며 감독과 팀이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지 않는 한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지성도 1년 반 동안 선수단내 차별과 자신감 결여 등으로 고생했지만 히딩크 감독의 믿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터트리며 선수로서 만개했다. 반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6개월 만 지속된다며 선수생활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이재성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고비를 넘기고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보였다.
  7일 재개되는 K리그1과 ACL 8강전 등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K리그1 선두와 ACL 8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7월부터 3달간 20경기가 넘는 살인적인 일정이지만 앞서 경기처럼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리그는 8월이면 순위를 어느 정도 안정시킬 수 있다.”
  최 감독의 이런 자신감의 근거는 부상선수들의 회복. 중앙수비수인 홍정호, 조성환, 이재성이 돌아왔고 김민재, 박원재도 2주 내외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다만 염려되는 선수는 김진수. 국가대표팀에서 무리하게 재활을 시도하다가 2개월이라는 시간만 허비하고 수술대에 올라 올 시즌을 날렸다.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가진 김진수의 공백은 ACL 8강, 4강전에서 아쉬운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선수단의 자신감과 집중력이 최고조에 올라다는 것도 큰 힘이다.
  “시즌 초반 경남 경기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대단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전북의 진정한 힘은 바로 선수단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부심이다. 감독의 지시가 필요 없을 정도의 팀 응집력과 투쟁력은 전북의 진정한 저력이다.”
  전북이 최 감독의 지도 아래 전북 팬들의 기대대로 올 시즌 3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는 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인천과의 K리그1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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