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생相生-합合-독도무진도, 90x90cm, 한지에 순금박 개금, 수묵, 2018

  문화공간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이 이철규 초대 개인전 ‘상생相生-합合-한지에 펼쳐진 금빛 세상에 유留하다’전을 열고 있다. 
  전통매체로 작업하면서 한국적 정서와 미감을 동시대 시각예술과 연결하고자 집중하는 이철규 작가는 한지와 그 재료가 되는 닥나무 펄프에 천착하여 일관되게 작업해오고 있다.
  이 작가는 2006년 ‘보물섬을 지켜라 독섬·독도’전 출품을 위해 한지에 수묵과 닥죽(닥나무 펄프 캐스팅)으로 ‘독도무진도’를 제작했다.
  그는 독도가  지리적, 경제적, 군사적, 국제적 경계설정 등의 관점에서 그 가치가 무한하다는 점에 착안하여,‘독도의 가치는 무한하여 다함이 없다’는 의미의 ‘독도무진도’에 최고의 물질적 가치를 지닌 순금박을 붙이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작가는 전통 개금기법을 응용하고 거기에 채색과 수묵 등을 추가하면서 꾸준히‘상생-합’이라는 주제로 작업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8년 신작으로, 강한 인상을 주는 ‘독도무진도’ 두 점을 비롯한 ‘상생-합’ 여러 점을 기존 작품들과 함께 선보임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확장하고 색다른 관점에서의 해석을 통한 주제‘상생-합’과의 연결을 시도한다. 이에 기존의 전시 주제인‘상생-합’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이번 전시에는 ‘한지에 펼쳐진 금빛 세상에 유留하다’라는 부제를 붙여, 그간의 의미와는 차별된 사유와 제안을 제시 한다.
  또 시각예술에서 매체란 작가가 작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와 작가가 참조하는 일련의 관례들 모두를 의미한다. 이 매체는 불변하거나 특정한 대상으로 한정되지 않아 언제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우리는 매체를 통해 세계를 지각할 수 있고 개인에게 특정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땅에 뿌리박은 닥나무 펄프로 만든 한지 캐스팅 종이에, 하늘의 태양빛을 닮은 순금박을 붙여 인간과 나무, 새, 물고기 등을 배치함으로써 천지인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무한 욕망의 상징인 황금을 희구하는 삶이 부질없고 헛된 것임을 알면서도, 거기서 벗어나는 일은 현실적 인간에게 버겁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작품에서 작가는 순금박을 하늘 끝까지 땅 끝까지 화면에 가득 차게 구성함으로써 그 방법을 모색하도록 돕는다. 갖고 싶은 것을 넘치도록 가졌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 너머의 세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시는 황금이 가진 거대한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힘이 우리가 평생을 두고 매달릴만한 유일한 대상은 아니라는 양가적 관점을 조명한다. 전시는 24일까지.
  이철규 작가는 우석대학교 동양화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출신으로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미술조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4회 개인전 및 다수의 기획초대전과 그룹전 그리고 수상경력이 있으며 독일 갤러리아트파크 칼스루헤 (Galerie Artpark Karlsruhe/www.artparkgallery.com) 소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이철규 4
상생相生-합合, 27x37cm, 한지에 순금박 개금, 채색, 2017
이철규 3
상생相生-합合, 27x37cm, 한지에 순금박 개금, 채색, 2018
이철규 2
상생相生-합合-독도무진도, 90x90cm, 한지에 순금박 개금, 수묵, 2018
이철규 1
상생相生-합合-독도무진도, 90x90cm, 한지에 순금박 개금, 수묵,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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