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길 전북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강의전담 교수

초심의 사전적 정의는 ‘처음에 먹은 마음’이다. 어떤 일을 처음 배우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초심자라고 칭하며 이 말은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14세기 일본연극 이론을 정립한 제아미가 그의 저서 ‘화경’에 일을 처음 시작 할 때의 초보자였던 시절을 일컬어 초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까지는 초심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1970년대 증권투자가 시작되면서 경제부 기자들이 일본에서 만든 증권용어를 사용하면서‘초심 투자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이렇듯 초심이라는 의미의 시작은 처음 배우는 사람을 뜻했던 것이다.
사회가 발전하고 세상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면서 초심의 의미도 변하기 시작하여 현재의 초심의 의미는 처음 배우는 사람에서 처음에 먹은 마음으로 전이되었으며 우리 인간에게 매우 소중하고 뜻깊은 단어로 와 닿고 있다. 
인간이 초기의 의도와 의지가 부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조화를 잃지 않으려면, 많은 변화 속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심을 잃는다는 것은 줄 없는 목걸이와 같아 아무리 많은 구슬을 모아도 끝내 완성에 이를 수 없다. 도모하는 일이 엉키거나 흐트러지는 이유는 우리가 첫 마음인 초심을 잃고, 지나친 욕심과 기만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을 어떤 지도자에게 맡길지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국가 혹은 지방자치단체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비전은 지도자의 초심과 역량에 의해 발현되고 이는 다시 사회의 안녕과 정의 그리고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에 지대하게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경제민주화는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부익부 빈익빈’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뜻이다. 기업의 가치를 돈을 기준해서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기업주 맘대로가 아니라, 민주적 사고의 시스템에 의해 일한만큼 공정하게 대우받고, 개인이 가진 재능이나 노동가치도 물질 못지않게 공정히 평가 받는 것, 이것이 경제민주화이다. 그러므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올바른 사고와 신념 그리고 그들이 항상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지역민을 위한 행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출발선은 바른 초심을 잃지 않은 것에서 시작한다.
얼마 전 전국 지방선거가 끝이 났고 많은 인물이 새로운 지역 지도자가 되었다. 국민의 선택이 정당이었든 인물이었든 그들에게 새로운 변화와 건설적인 비전을 기대하고 있고 당선자들 모두 한결같이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섬김의 행정을 하겠다고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자신의 영달과 욕심만을 채웠던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지난 과거에 수없이 많이 봐왔다. 공약은 당선을 위한 하나의 도구이고 당선되면 국민의 주인처럼 행세하는 것도 서글프지만 경험해 왔다. 이번 민선 7기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그러한 잘못된 관행을 탈피하고 그들이 약속했던 공약을 임기 내내 지속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이들이 처음 가슴속 기저에 품었던 그 아름답고 경이로운 초심을 4년 동안 고이 간직해주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은 그들의 몫이고 그들이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을 지켜보고 심판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는 그 자명한 진리를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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