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교육청이 2022년 도입할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교원, 시설 확충부터 평가방식, 대입제도 개편까지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교육청은 학생들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 및 이수하는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3곳과 고교학점제 시행대비 TF팀을 운영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유사과정도 자체 진행 중이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3곳은 순창고, 장수고, 전주고며 올해 1년 단위로 고1에 도입했다. 고교학점제 시행 시 나타나는 문제점을 살피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해당 학생들은 진로적성검사 결과로 적정 과목을 안내 받고 고교 3년 가상 교육과정을 꾸릴 예정이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선도학교 예산(학교당 1천만 원→2천만 원)을 증액하고 전북교육청 선도학교 수(6곳)를 늘리면 고교학점제 적용방향이 보다 선명해질 걸로 보인다. 고교학점제 시행대비 TF팀은 대학교수, 학부모, 고교 교장 교감 교사, 전문직 14명으로 이뤄지며 사안이 있을 때마다 방향을 나누고 있다.

선도학교 뿐 아니라 일반고 차원에서도 이를 준비하는데 진로집중과정과 인근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이 대표적이다. 공동교육과정 즉 교육과정 거점학교는 인근 학교 학생들을 모아 일반 교과 심화, 예체능 실기 같은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근 15개교에서 참여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이동 시 교통비를 지급하고 있다.

진로집중과정은 문과와 이과 계열 뿐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는 계열을 개설, 가르치는 방식으로 현재 22개교에서 마련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을 보장하기에 교사와 교실이 부족하다는 것. 다양한 과목을 갖춰야 하다 보니 수업할 장소는 물론 수업이 빌 때 학생 머물 곳이 마땅치 않고, 교원 외 강사를 투입해야 하나 시수가 적은 등 모집하기 어려울 거라 내다봤다.

대안으로 교사들의 복수과목 소화, 공동교육과정이 거론되고 있지만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학생들 이동시 어려움이 따를 거란 우려도 있다.

내신평가, 대입제도 개편도 함께 가야한다는 의견이다. 내신은 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내신성취평가제)로 평가방식을 바꿔야 점수가 잘 나오는 특정과목 대신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택할 수 있다고 했다. 공론화과정에 있는 대입제도 개편 또한 2015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도입을 고려,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9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고교학점제가 교육부 정책이라도 교육부 대책만 기다릴 수 없다. 우리 전북교육청은 자체 계획을 진행해라”면서 “교사 확충을 비롯해 해결할 과제들이 많다. 먼저 진정한 의미의 선택 과목제가 될 수 있도록 빈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도서관과 스포츠활동 공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와 교실은 도교육청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단 선도학교를 지켜보며 교육부와 여러 사안을 공유하겠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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