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가자

오피니언l승인2018.07.09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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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무역협회 전북본부장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도 이제 4강이 모두 가려졌다.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축구팬으로서 우리 대표팀이 멋진 경기력으로 예선을 통과해서 16강에 진출하기를 고대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세계 축구의 벽은 높기만 했다. 우리 대표팀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세계 최강 독일을 멋지게 물리친 마지막 경기를 위안 삼으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또 다시 4년 뒤를 기약해 본다.

  월드컵이 종반을 향해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대표팀의 전술 부재, 선수 기용에 대한 불만, 축구협회의 무사안일 등 한국축구 전반에 대한 총체적 부실을 질타하는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국인 감독이 갖는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지금부터라도 외국의 저명한 감독을 초빙해서 4년간 체계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실제로 많은 외국 감독들이 우리 대표팀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축구는 전세계 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가장 넓은 공간에서 가장 많은 선수가 참가하며 아울러 사람의 신체 중에서도 가장 부정확한 발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 어떤 종목보다도 특이하며 그래서 사람들이 더욱 열광하는 운동경기이다. 운동장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공의 전개와 선수들 움직임의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선수들 개개인이 순간순간 변하는 상대방 선수의 움직임을 보아가면서 어떻게 플레이 할지를 결정하는 판단력과 부정확한 신체 부위인 발을 사용해서 공을 다루는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축구의 문제점은 선수들의 기본기가 유럽이나 남미의 축구선진국들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이란, 사우디 등 이번에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권 국가선수들과 비교해서도 턱없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본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선수들의 투지만 가지고 버텨내기에는 월드컵이라는 무대의 벽이 너무나도 높다. 외국의 유명 감독이 부임한다고 해도 선수들 개개인의 기본기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명망가 감독이 와도 ‘언발에 오줌 누기’일 것이다.

  축구의 기본기는 첫째가 드리블 능력이고 둘째가 패스 능력으로 이 두 가지가 핵심이다. 공을 잡고서 상대방에게 빼앗기지 않고 잘 간수할 줄 알아야 한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공을 차지하기 위해서 서로 경합하는 과정에서 쉽게 빼앗기지 않아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 선수들에게 정확한 패스를 통해서 연결이 되어 상대 문전 가까이 까지 가서 슛을 통한 득점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불행하게도 우리 선수들은 기본기가 철저하지 못하다. 승리에 대한 국민적인 열망에 부응해서 운동장에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으로 투지를 불사르는 후진적인 축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서 더욱 절망적이다. 성난 대중은 패배에 대한 분노로 일부 선수들을 성토하지만, 이는 우리 축구의 수준에 따른 냉정한 결과일 뿐 이들에게 책임을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유소년 축구선수는 공 다루는 기술 습득과 공간 활용능력과 같은 축구지능 개발 등 기본기 훈련에 충실해야 할 터인데, 대학진학에 목이 메어 단기간 내에 이길 수 있는‘방책과 술수’에만 능하다 보니 고등학교 이후에는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것이 현재의 한국 축구의 현주소이다. 고질적인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서 비롯한 패거리 문화가 횡행하는 한국 축구계가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처방도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런 구조적 문제는 축구계 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업총수들의 상상초월 수퍼 갑질, 행정부를 견제하고 국가 법질서를 유지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사법부 수장의 재판 거래 의혹, 실세 국회의원들의 인사청탁 의혹 등 우리 사회의 곳곳에는 아직도 ‘어마무시한’ 적폐들이 즐비하다.

  집권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지지율 70%를 상회하는 문재인 대통령이지만 최근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 개혁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먹고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 그도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복잡다단한 경제문제가 단기간 처방으로 개선되기가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상황에 적극 대응하되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사회개혁의 동력을 유지하여 경제분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다방면의 기본기를 철저히 다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작게는 축구에서부터 크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면에서 기본에 충실하며 신상필벌, 논공행상의 원리원칙을 준수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만 한다. 작금의 잠시 동안의 어려움은 우리 한민족의 대동단결을 통한 웅비를 위해서 조물주가 준비한 큰 선물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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