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가 농업 연구 및 생산 등에서 농생명 집적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일반에게는 농생명 연구가 생소하다. 전라북도 도민에게 역시 그렇다. 이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및 시군기술센터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농생명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 도내 농생명 연구 현장에서 결과물이 농가에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파급력이 향후 전북 농업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예상해 본다. 해당 연구를 진행했던 연구원들에게 향후 전북 농생명 산업이 가야 할 방향도 물어 봤다./

◆연구 목적

기능성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베리류는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되고 있고 관련 산업 또한 새로운 각도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는 복분자, 오디와 함께 국내 최대의 베리류 생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현재 전북은 국내 베리류 생산량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더욱이 블루베리는 시력 강화, 면역시스템 증진, 뇌졸중 방지에 탁월한 효능이 입증돼 세계적으로 소비가 확대되고 있는 과수이면서 친환경 재배의 가능성도 매우 높은 작물이다.
따라서 재배 기반이 마련되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적정 수준에서 이뤄져 가격이 안정된다면 농가에 고소득 과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도입 역사가 짧고 품종 특성과 재배 기술이 확립되지 않아 개원하는 농가들 중에는 정식 시부터 실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생산된 과실의 유통 방법에 따라서도 판매가격이 크게 달라지고, 무엇보다 과잉생산, 가격하락 등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수급 변동도 문제가 되고 있다.
아울러 한미 FTA 체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농업의 현실에서 새로운 경쟁력 있는 소득작목으로 개발하기 위해 블루베리 연구가 시작됐다.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원예산업과 기능성과수실 김은주 박사 연구팀은 2006년부터 블루베리를 지역특화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도입 품종에 대한 특성 구명과 우량묘 증식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또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토양관리방법, 용기재배법 구명 등 생산기반 조성을 위한 재배관련 연구와 블루베리를 이용한 기능성 고부가 가공식품 개발에 대한 연구도 수행했다.
2012년부터 국내에 많은 양의 블루베리 생과와 냉동과가 미국, 칠레에서 수입되고 있고, 묘목 또한 지속적으로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은주 박사는 수입산 블루베리와 차별화하기 위한 친환경재배기술, 단경기 조기생산방법, 그리고 소비자가 원하는 국내산 신품종 개발에 대한 연구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연구 현황

2002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블루베리를 '몸에 좋은 10가지 식품' 중 하나로 선정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Healthy Cooking'도 블루베리를 최고의 기능성 식품(Super foods)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한국은 2000년 초반에 재배를 시작해 2005년 국내에서 수확된 블루베리 생과가 처음으로 백화점에 출하됐으며, 2007년 2.4ha에 불과했던 국내 블루베리 재배면적이 2015년에는 약 2,304ha로 해마다 급속하게 증가됐다.
특히, 전북은 473ha가 재배되면서 전국 최대 면적을 자랑하고 있는데, 2016년 FTA 폐원 품목에 포함됐음에도 지속적으로 재배면적이 늘어나 생산량은 전국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일찍부터 특화 작목으로 개발돼 묘목생산 및 친환경재배단지, 고품질 비가림 생산단지 등이 조성돼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시 블루베리는 북미에서 도입된 과종이어서 처음 재배를 시작할 때만 해도 품종에 대한 특성뿐 아니라 재배지역에 맞는 적응성도 확인되지 않아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정착되는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이에 김은주 박사 연구팀은 국내에 가장 많이 도입된 하이부시 블루베리 품종을 수집하고 생육 및 과실 특성을 조사했으며, 도내 산간부, 중산간부, 평야부 3개 지역에서 적응성을 검토했다.
그 결과, 경영 목적에 맞는 품종 선택 기준을 마련했으며, 품종에 따라 월동기 동해 피해 양상과 대책을 강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번식 효율이 낮고 묘목 값이 비싸 개원 시 과원 조성비의 50%를 차지했던 블루베리 묘목 번식방법 구명을 위해 삽목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용토선발, 적정삽목시기, 삽수재료, 삽목환경 및 생장조정제 처리에 의한 발근 촉진 효과를 구명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전북은 국내 생산 1위의 블루베리 생산단지를 조성하게 된다.

◆연구 효과

국내 블루베리 재배면적이 급속하게 늘어난 시점은 2011년 이었다.
이때 수입 묘목 약 260만주가 미국, 중국에서 들어왔는데, 이는 블루베리 1,000ha를 조성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현재 농가에서는 국내에서 개발된 묘목 증식 기술을 이용해 누구나 손쉽게 묘목을 만들고 있을 뿐 아니라 과원 조성에 필요한 비용도 30% 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또 블루베리는 유기물이 많고 토양 pH가 낮은 조건에서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진 까다로운 작물로, 다른 과수에 비해 재배적지 선정, 토양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과원 조성 시 토양산도 유지와 유기물 보충을 위해 주로 쓰고 있는 피트모스가 전량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은주 박사 연구팀은 국내산 유기물에 대한 시용효과를 검토해 소나무 잎과 수도용 상토를 선발했고, 정식 시 복토 높이가 블루베리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했으며, 생력재배를 위한 토양 피복 재료를 선발함으로써 블루베리 개원에 필수적인 토양관리 기술을 정립했다.
그럼에도 현재 가공용으로 이용하는 블루베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냉동 블루베리가 연간 1만2,000톤, 생과는 1,900톤 이상 수입되고 있고, 그 양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수입 블루베리를 대체하기 위한 국내산 블루베리 생산이 시급하며, 식품원료로서의 기능성 탐색과 고부가 가공식품 개발 등 지역특산품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도 농업기술원에서 수행한 가공 분야의 주요 성과로는 고품질 와인 제조기술, 생과의 유통기간 연장기술, 건 블루베리 생산방법, 양조식초 개발 등이며, 이것은 농업인이 현장에서 직접 응용하고 실용화 할 수 있는 기술들이다.
김은주 박사는 "미국, 칠레산 블루베리 생과 수입 시기와 차별화된 수확기 조절기술, 친환경 재배기술, 신품종 개발 등이 앞으로의 연구방향"이라며 "블루베리 과실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는 지금 이러한 기술 개발이 농가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경기 조기 생산으로 국내산 블루베리 가격 경쟁력 확보가 우선돼야 하며, 아직은 친환경 블루베리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월등히 많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블루베리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입 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대부분 미국에서 육성한 품종이다.
이에 도 농업기술원에서는 2010년부터 본격적인 육종사업에 착수해 현재 대과, 고당도 계통 19종을 선발했으며, 앞으로 가공용, 안토시아닌 성분이 강화된 고기능성 품종 및 국내 환경 조건에 맞는 신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전북 농생명 산업의 방향은

김은주 박사가 생각하는 전라북도 블루베리 산업의 미래는 매우 구체적이다. 다음은 김은주 박사의 설명이다.
현재 우리의 농업은 고비용 구조, 품목변동이 심하고 수요와 공급이 비탄력적으로 이뤄지는 완전 경쟁시대에 도래해 있다.
전통적인 도매시장과 재래시장이 쇠퇴하고 대형유통업체, 직거래, 전자상거래의 비중이 높아지는 유통구조를 가지게 됐다.
또한 소비자의 기호와 선택 기준은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인 농식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농업환경 변화에 따라 정부는 주요 정책 방향을 생산자 조직화, 생산기반의 최적화, 산지 유통의 규모화, 전문화, 고품질 안전 농산물 공급체계화,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인 수급체계 구축, 그밖에 농식품 수출확대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루베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책들이 뒷받침 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하며,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 안정생산이다.
그러기 위해 품질고급화, 생력화를 위한 재배기술이 조기에 확립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블루베리 수확기는 6월에서 7월로 편중돼 있어 출하기간이 짧고, 이 시기에 생산된 물량이 집중적으로 홍수 출하돼 가격하락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므로 수확기를 분산시킬 수 있는 품종개발, 시설재배법 등이 필요하다.
또한 수확 후 유통 상의 문제점은 예냉, 선과, 저온저장 등 유통 비용이 높고, 농가에서 직접 생산, 수확, 선별, 출하, 판매까지 담당하고 있어 인력 수급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산은 농가에서 담당하고 수확 후 선과, 포장, 출하는 지역 또는 전국의 유통센터에서 담당하는 유통체계로 전환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가공식품 개발에 있어서는 농가별 재배규모가 작아 가공원료 수집이 어렵고, 생과를 목적으로 재배하고 있어 아직은 생산 단가가 너무 비싼 게 문제다.
따라서 가공원료의 수집을 위한 유통센터를 활성화하고, 일정한 면적 확보로 생산기반이 조성돼야 하며, 가공회사의 전문화, 대형화를 지원해 소비를 확대시켜야 한다.
블루베리 농가의 경영방법도 생과를 주로 출하하는 방법, 가공원료를 제공하는 방법, 그밖에 묘목 생산과 관광농원 등 전문적인 형태로 운영돼야 한다.
또한 수출을 위한 단지조성이 근본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블루베리 재배면적은 매년 급속하게 늘고 있는데, 이웃 일본은 연간 생과 1,500톤, 가공용 1만톤 정도를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품질 과실 생산과 수확 후 관리를 통한 상품성 향상,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일본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므로 대일 수출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블루베리가 본격적으로 도입 된지 10년이 됐다. 지금은 블루베리 산업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블루베리 산업이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생산자, 정부, 유통, 가공업체 등 블루베리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의지와 역할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블루베리는 새로운 소비패턴에 맞는 경쟁력 있는 소득 작목으로 정착 될 수 있을 것이다./황성조기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취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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