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이미지를 재고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주 마중길이 개통 1년이 지나도록 유흥업소가 즐비해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도시 입구 역할을 하는 마중길이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업종 전환 등이 이뤄져야 필요하다는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다.

13일 오전 10시 전주시 우아동 전주역에서 명주골사거리 800여m에 해당하는 마중길 인접지역에는 안마시술소와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성인용품점 등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전주역에서 구 한양주요소 인근만 살펴도 한 건물에 노래방 3곳이 뭉쳐 있었다. 성적인 에어간판과 입간판도 놓여 이곳을 지나는 이들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비단 대로변 뿐 아니라 인접한 골목으로 들어가도 여관과 모텔, 라이브 카페, 음악홀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유흥거리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6살 아동과 함께 산책을 나온 김모(38·전주시 호성동)씨는 “아이가 유흥업소에서 내건 전단지나 간판을 볼까 걱정이다. 또 외지에서 찾는 관광객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도 되는 부분이다”면서 “전주시는 마중길을 조성했으면 유흥업소에 대한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에서 찾은 관광객 송모(22)씨는 “역 앞에 이런 길이 조성돼 좋다고 생각했는데 잠시 걸으니 생각이 달라졌다. 여자친구와 걸으면서 다소 민망했다”고 평했다.

마중길 상가번영회는 업종전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설명했다.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마중길 인접 120개 업소 가운데 기존 유흥업소에서 업종전환은 전무하다. 다만 비어있는 공실을 이용한 카페나 음식점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했다.

전주시는 이들 유흥업소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흥업소 업주들의 자발적인 업종전환 외 행정력을 동원한 강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행정이 강제할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다. 마중길 행사를 점차 진행해 나가면서 업주들이 관광과 관련된 업종으로 전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김용수습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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