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근 전 전북대병원장

‘생명존중’과 ‘건강증진’을 모토로 출발한 전북대학교병원이 어느덧  100년의 역사를 넘기고 새 시대를 향한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1909년 전주 자혜병원에 뿌리를 둔 전북대병원은 전주도립의료원을 거쳐 1975년 의과대학부속병원으로 개편하면서 교육, 연구, 진료 그리고 공공보건의료서비스를 목표로 새롭게 출발했다. 경직된 예산과 열약한 의료시설 등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하다가 1994년 법인화가 되면서 지역 공공의료의 핵심기관으로 위상을 다지면서 명실상부 국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당시 법인 1대 병원장으로 최기철 원장이 임명되어 어느 정도 병원경영이 자율성이 보장되어 진료수당 및 연구비 지급 그리고 직원의 처우 개선 등으로 진료수준의 향상, 연구의 활성화, 교직원의 주인의식의 향상이 있었지만 적자경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2대 병원장으로 본인이 임명되어 IMF를 맞았으나 모든 직원들의 희생정신과 주인의식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정문개설, 토지매입, 장례식장 신축 및 권역별 응급센터 인가 및 리모델링 그리고 본관과 연결다리 등을 완수하고 흑자경영으로 전환 시킬 수 있었다.

법인화 이후 현 강명재 원장에 이르기까지 7명의 원장을 거치면서 병원의 리모델링, 암센터 신축, 호흡기 전문질환센터, 어린이병원,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지하 주차장 건립 그리고 최신장비의 구입 등으로 교육, 연구 그리고 진료의 질 향상으로 대학병원의 역할에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같은 비약적인 발전 속에서도 보험수가의 비현실성, 인건비 상승, 공공의료기관 역할분담, 환자의 타지역으로 유출, 중·소형 전문병원의 개설증가와 타 병원의 공격적인 경영 등 의료계의 열악한 현실에 직면하면서 진료수익의 정체로 적자 경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향후 전북대학교병원이 목표로 하는 교육, 연구, 진료와 공공보건의료의 역할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국립대학교 병원 전체가 합심하여 수익성이 없는 센터의 운영비와 공공의료서비스에 대한 중앙부처의 지원금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그리고 비현실적인 보험수가를 현실화 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하여야 하고 인원을 적절하게 유지하고 과도한 인건비 상승을 지양하여야한다.

군산분원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지자체와 중앙부서의 지원을 최대한 받아 미래 서해안 시대의 중심이 되고, 중국 등 외국환자를 유치 할 수 있는 전문병원으로 세워져야한다. 진료분야에서는 환자의 입장에서 기다리지 않는 빠른 수술, 외래의 예약시간 단축과 당일 환자는 당일에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진료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타지역으로 환자 유출을 막기 위해 진료수준 향상에 부단한 노력과 우수 진료교수 양성 및 지원 그리고 홍보가 필요하다. 교육병원으로서 우수학생 및 전문의 양성으로 교수요원과 지역사회의 고급진료 공급에 책임을 져야한다. 진료뿐만 아니라 교육 및 연구에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구성원의 주인의식과 화합 그리고 협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집행부는 인식하여야 한다.

전북대병원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수준높은 의료진과 전국 최고 수준의 첨단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축적된 풍부한 자산과 인적자원이면 국내를 넘어 인류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세계적인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한세기를 넘어 새로운 세기를 이어가고 있는 전북대병원이 앞으로도 환자중심의 가치관을 갖고 신뢰받는 병원, 진료와 연구를 함께하는 병원 공공의료기관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병원으로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병원이 되어야할 것이다. 지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전북대병원의 설립 모토인 ‘생명존중’과 ‘건강증진’의 기본을 실천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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