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검찰이 됐으면 한다.”

“개혁 대상으로의 검찰은 단 하루도 의미가 없다.”

지난달 22일부로 본격 업무에 들어선 윤웅걸(52) 전주지검장은 취임 한 달을 앞둔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 지검장은 검찰이 개혁 대상으로 전락한 원인은 과도한 직접 수사에 있다고 분석하며, 수사지휘 및 공소유지 기능을 중심으로 한 준사법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검장실에선 차장·부장검사부터 일반검사, 수사관 등까지 점심시간조차 아끼는 도시락 미팅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 앞에서 허투루 웃을 수 없다는 윤 지검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검찰과 향후 전주지검이 나아가야할 방향, 지역사회와의 호흡 등을 들었다.<편집자주>

 

Q. 전북 지역에서의 근무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달 남짓 전주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한 소감은 어떠한가요?

A. 전주를 비롯한 전북지역 근무 경험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전주지검 직원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신 덕분에 전주에서의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전주는 전북의 거점도시로써 전통을 간직한 도시이자 교육도시로 알고 있습니다. 또 전북 지역은 새만금 개발 등을 통해 서해안 시대의 중심지로 성장할 잠재력도 풍부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유서 깊고 역동적인 고장에서 검사장으로 근무하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하는 한편,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소임을 차질 없이 완수해 전주지검이 전북 도민에게 봉사하고 전북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전주지검장 취임 때부터 검찰의 신뢰 회복을 강조하셨습니다. 신뢰 회복을 위한 역점 사안은 무엇이 있는지요?

A. 취임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검찰은 현재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특히 국민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므로 국민 신뢰 회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먼저 검찰 내부 의사결절 과정을 보다 투명화 해 ‘합리적 의사결정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합니다. 의견이 대립하면 대립하는 대로 논의하고,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라도 집단편향 우려가 있다면 의도적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함입니다.

둘째로 직접수사를 자제하는 한편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 통제를 강화해 경찰수사의 완성도를 높이고, 검찰은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셋째로 변론실을 만들고 변호사가 의뢰인과 함께 출석해 검사에게 변론하는 방식의 의뢰인 동석변론을 도입하고자 합니다. 또 검사장, 차장 등 지휘부에 대한 변론 등을 통해 변론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검찰 결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자 합니다.

 

Q. 최근 고검검사 및 일반검사 인사가 단행됐습니다. 조직 틀이 갖춰졌는데 앞으로의 운영 방향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앞서 이야기한 신뢰 회복을 위한 역점 사안을 집중 추진하기 위해 전주지검에 수사지휘·공판부를 보강하고자 합니다.

수사지휘 검사 및 공판검사를 증원해 충실한 송치 후 수사지휘를 통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공소유지 역시 강화해 검찰 본연의 기능을 다하고자 합니다.

또 국민이 검찰에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올바른 결정’입니다.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만큼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자유로운 연가를 보장해 충분한 휴식을 갖게 하고, 직장에 복귀해 업무를 할 때는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즐거운 직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Q.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한 수사에 도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전주지검에서도 인지 및 고소·고발장을 접수해 수사가 진행 중에 있는데, 수사 방향은 어떠합니까?

A. 지난 6월 13일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해 일부 당선자들을 비롯한 공직선거법 위반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가 전주지검에서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선거사범 수사방향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그간 저희 검찰에서 계속 강조해온 바와 같이 신분, 지위, 당선 여부를 막론한 신속·철저하고도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철저한 수사 결과 혐의점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신속한 불기소 결정을 통해 업무에 안정적으로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반면, 선거법위반 사실이 밝혀진 경우에는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물음으로써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 선거 운동이 관용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Q. 아동,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등 관심이 사회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역에도 봉침 여목사, 고준희양 사건 등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 보호와 관련한 검찰의 역할과 계획은 무엇인지요.

A. 작년 한 해 전북 지역에서 고준희양 사건 등 마음 아픈 사건들이 있었고, 전주지검에서 가해자들을 엄벌하는 등으로 피해자 보호를 위해 힘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은 검찰의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지검은 아동학대 사건관리회의,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와의 간담회,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협력체계 구축 등을 통해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피의자나 피고인들을 위해 직업훈련조건부 기소유예 적극 활용, 벌금분납제도 확대 실시 등을 통해 서민·저소득층 보호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Q. 끝으로 검찰 조직과 전북 도민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검찰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지만 발상을 달리하면 새로운 검찰상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습니다.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검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전주지검이 검찰의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는 검찰청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도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업무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북도민 여러분들께서도 전주지검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고 검찰과 관련된 고견을 주시면 운영에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면담 김선흥 사회부장/정리 권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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