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교육청이 중고교 역사교과서 보조교재를 완성하고 도내 학교에 전달했다.

2015년 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맞서 전북교육청 주도로 세종, 광주, 강원 교육청 4곳이 공동제작에 나선 지 2년 6개월 만이다.

20일 오전 도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역사는 정권이 손댈 수 있는 게 아니고 우리 아이들 역사교육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생각에 보조교재를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정권이 바뀌면서 국정화가 철회됐지만 교과서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고 지역 특수성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제작을 지속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밝혔다.

해당 보조교재는 중학교용 <주제로 보는 역사>, 고등학교용 <주제로 보는 한국사> 2권이다.

대학교수 13명, 중고교 교사 22명 모두 35명이 6개 소위원별 7차에 걸쳐 협의한 보조교재는 현 교과서 대안이 아닌 보완적 성격이 강하며 주제별로 내용을 정리하고 지역사를 포함한다. 학생들이 역사를 포괄적이고 능동적으로 인식, 과거를 지식으로 알고 마는 게 아니라 오늘날 삶을 살아가는 지혜로 받아들이길 마음에서다.

일단 역사기록을 연도순으로 나열한 기존 교과서와 달리 주제별로 정리해 한 사안의 원인부터 결과, 의미까지 한 번에 이해하도록 돕는다. 여기에 전북의 역사, 인류 보편적 가치(민주주의, 인권, 평화), 여러(백성, 여성, 노동자, 청소년) 시선을 더해 깊이 있고 다양한 시각을 갖도록 한다.

지역사를 포함한 건 이례적인데 도내 인물, 유적지를 통해 지역정체성을 확립, 한국의 고른 발전을 꾀하고 지역민들의 자존감을 회복한다는 취지다.

중등은 한국사와 세계사를 함께 배우는 만큼 비교사적 역사인식에 주목한다. 중등 집필위원장을 맡은 김한종 교원대 교수는 “한국사를 중심으로 하되 세계사와의 관련성을 고려해 썼다. 한국사를 동아시아적 맥락으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조교재는 중2와 고1 학생에게 모두 배포하고 활용 여부는 자율에 맡겼다. 고등 집필위원장인 조법종 우석대 교수는 “보조교재 활용방법 연수를 진행하고 중학교는 자유학기제가 확대돼 유용하게 쓸 거다. 학교에서 적합한 내용을 적절히 사용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김 교육감은 “올해는 초등학교 역사 보조교재를 편찬하고 내년 학교에 보급할 예정이다. 중고등처럼 주제 중심으로 다채롭게 담으려 한다. 초등은 일단 전북교육청만 시작한다”면서 “중고등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갱신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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