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떤 곳일까?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남북 관계에는 온기가 가득하고 매체는 무수히 통일을 말하지만 아이들에게 북한과 통일이란 한 번도 본 적 없는, 왈칵 와 닿지 않는 무언가다. 아이들 머릿속 뿔뿔이 흩어진 통일 정보를 하나로 꿰고 지식이 이해와 바람으로 뻗어가는 걸 돕기 위해 전라북도교육청이 택한 방식은 분단현장을 직접 마주하는 거다. 
  18일 도내 초중고 학생, 교사, 장학사 70여명은 전북교육청 주관 ‘DMZ평화통일캠프’로 이른 아침 경기도 파주 DMZ(휴전선에서 남과 북 각 2km 폭으로 설정한 비무장지대)로 향했다. 민간인 통제구역인 만큼 통일대교에서 출입절차를 마치고 들어서는데 초등학생들은 “왜 신분증을 검사해요?” “왜 이렇게 차가 없어요?”라며 궁금증을 쏟아냈다.
  이어 과거 미군 기지이자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잘 알려진 캠프 그리브스에 짐을 풀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제3땅굴, 도라산역, 도라 전망대, 도라산 평화공원을 돌아봤다.  학생들은 35도를 오가는 무더위 속에서도 북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피는 생애 첫 경험에 한껏 들떴다. 
  이들은 임진각에서 서울(53km)보다 개성(22km)이 더 가깝단 사실에 놀랐고 군인을 쉽사리 만나는 등 경계가 삼엄하단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북한이 남한을 침략하기 위해 준비한 군사통로 ‘제3땅굴’은 비밀스러운 상황을 대변하듯 낮고 가파르다. 때문에 155cm 이상인 이들은 안전모를 쓰고 고개를 숙이면서 힘껏 오르내려야 했다. 숨을 헐떡이기도 했다.
  통일이 되면 남쪽의 마지막역에서 북쪽, 세계로 가는 첫 번째 역으로 바뀌겠지만 아직은 쓸쓸한 도라산역, 현 북한과 개성공단을 망원경으로 보기 위해 너나 할 거 없이 지폐를 동전으로 바꾼 도라 전망대도 살폈다. 
  버스 이동 시 그리브스 강사의 설명은 흥미로웠다. 그에 따르면 지뢰는 흔히 아는 것처럼 발을 떼면 터지는 게 아니라 밟음과 동시에 터진다. 남북의 포신은 평소 서로를 겨누고 있으나 4.27 판문점 선언 당시 모든 총구는 평양으로 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재 시 발생할지 모를 쿠데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는 “대성리 마을은 북한과 1.6km 떨어져 북한에서 하는 얘기도 들린다. 월북과 납북에 대비해 매일 밤 인원을 확인하고 병역과 납세의 의무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여러 면에서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저녁식사 전 숙소에서는 ‘통일이야기 한마당’이 이어졌다. 중등 2팀, 고등 7팀은 깊은 고민과 번뜩이는 재치로 저마다의 통일을 나눴다. 통일이 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가 하면 통일  방법을 제시하고 진정한 하나가 되기 위해 할 일들을 제안했다.
  또한 통일 후 각광받을 직업을 알아보거나 남북통일 관련해 일본, 중국, 미국의 이익을 짚어보고 각 나라 요리를 접목해 통일밥상을 차렸다. 현장 참가자들은 9팀에 대해 공감투표했고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군산동고, 전주 기전중이 전국대회 이야기한마당에 참여할 예정이다.  초등은 캠프 전 행사가 이뤄졌고 2팀 중 완주 동양초가 참가한다. 
  도교육청 최은이 장학사는 “우리 교육청은 아이들의 통일견해를 듣는 ‘통일이야기 한마당’을 매년 운영해왔으나 행사가 몇 시간만에 끝나고 그마저도 순위를 매기는 게 아쉬웠다”면서 “올해 처음으로 ‘DMZ평화통일캠프’를 마련하고 학생들이 통일을 직접 느끼도록 했다. 이야기한마당은 심사하는 대회에서 공감하는 한마당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은 훗날 통일 문제를 더 가깝고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날인 19일 학생들은 DMZ 골든벨에 출전했고 평화를 기원하는 통일 리본 및 나비를 달았다. 철조망 위 Demilitarized Zone에 맞춰 켜켜이 단 리본은 평화와 통일에의 간절함을 보여주고 있다. 군산동고 2학년 강민혁 학생은 “와서 보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얘기만 듣다 직접 보니 실감난다.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제 처음 본 아이들은 이미 한 마음이다. 초중고 함께 어울려 방을 쓰다 보니 서로를 챙기고 의지한 덕이다. 이들의 마음이 하나 되듯 남북도 진정한 하나이길 아이들은 어느새 바라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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