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진기 관장

  “국립전주박물관에 더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도록 만드는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3일 만난 천진기(56) 관장은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관람객으로 북적이는 박물관을 구상하고 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가 편하게 와서 놀고 가는 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장으로 근무하면서 청바지, 쓰레기 특별전 등 기발한 기획으로 박물관 전시의 새 방향을 제시했던 그가 전주박물관에 펼쳐 놓을 그림은 무엇일까?
  취임한지 채 한 달이 채 안 돼 조심스럽기도 하다는 그는 내부적으로는 먼저 어린이 박물관 운영 방식을 조금 변화시킬 계획이다.
  “어린이 박물관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생일파티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박물관 안에 마련해 아이들이 모여 전시장에서 편하게 놀 수 있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관람객이 주눅이 드는 공간이 아닌 노는 장소로 바꾸어 자주 찾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박물관 앞의 넓은 주차장과 광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매개는 먹을거리와 볼거리. 인기 있는 푸드 트럭을 유도하고 유명 제과점의 빵 등을 판매하는 아이디어도 검토 중이다. 볼거리를 위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공연 외에 다른 유형의 공연도 가능한지 지역 문화예술 관련 단체나 기관에 타진해 볼 계획이다.
  “저는 박물관 방문객의 유형을 대략 세 가지로 나눕니다. ‘공부하러 오는 사람’ '먹으러 오는 사람' '놀러오는 사람'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박물관을 방문할 사람은 '놀러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박물관이 돼야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먹을거리, 볼거리를 마련하는 것도 바로 놀러오는 박물관을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입니다.”
  내년 6월중으로 예정돼 있는 지역 기획전도 이런 방향에서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완주군, 완주교육지원청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완주 군민들이라면 한 번쯤은 ‘완주 기획전’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주부들에게 인기 있는 ‘완주 로컬푸드’도 구상에 포함돼 있다.
  걱정도 조금 있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박물관이 기존 박물관의 모습과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고 관장으로 취임했지만 변화를 향한 그의 발걸음을 의심스럽게 바라본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자신의 표현대로 명문학교를 나오지 않은 안동 시골 사람이라는 콤플렉스를 또 다른 동력으로 바꾼 경험이 있기에 꿋꿋하게 결정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 덧붙여 그는 박물관으로 오는 길을 좀 더 자세히 안내하고 싶어 한다. 취임 이후 차를 몰고 시내 도로에 나서니 박물관 위치를 알려주는 교통 표지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박물관 진입도로 차선이 부정확해 사고 위험도 높다”며 곧 관계기관을 방문해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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