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염으로 전기수요량이 급증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에너지절약 시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남원의 지역농협들이 보란듯이 한밤중에도 간판불을 밝히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3일 새벽 1시 경 찾은 남원IC 입구 오들로 일대는 남원시의 관문답게 환하게 밝혀진 가로등으로 인근 시설물의 구분에 전혀 불편이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이곳 오들로에 자리잡고 있는 남원원협 하나로마트는 이미 인적이 끊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면과 양 측면 등 3면에 간판불을 환하게 밝혀놓고 있었다.

반면 재벌 회사인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간판불이 한 점도 켜져 있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영업시간이 끝나면 모든 외부 간판불을 소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모든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실내 냉방온도를 28도 안팎으로 유지하면서 에너지절약에 동참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학교, 의료기관 등을 제외한 업무용 건물의 경우, 복도 조명 50% 이상을 소등하고, 예외사항을 제외한 홍보전광판 등 옥외광고물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일출시까지 심야시간에 소등하도록 돼 있다. 또한 일반 상가에도 문을 열고 냉방기를 가동하거나 과냉방 하는 사례가 없도록 지도하고 있는 형편이다.

반면 남원원협은 범정부적인 에너지절약 시책에도 아랑곳없이 별 의미도 없는 한밤홍보를 계속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시민들은 개인 건물이라면 이러지는 않을 것이라며 개탄하고 있다.

시민 A씨는 “인적이 거의 없는데 뭐하러 밤새 간판불을 환하게 켜놓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안그래도 폭염으로 전기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 원협이 이래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새로 지은 건물이다보니 홍보 차원에서 간판불을 켜놓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하나로마트 인근은 굳이 간판불을 밝히지 않아도 작은 글씨까지 보일만큼 환하게 가로등이 밝혀져 있는 상태여서 이같은 해명이 궁색해 보인다.

더구나 이날 오후 6시쯤 기자가 하나로마트 관리사무실을 찾아갔을 때조차도 10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직원은 1명도 없는 상태였지만 환하게 불을 밝혀놓은 상태였다. 에너지절약에 대해서는 의식조차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남원농협도 에너지절약에 무감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남원농협도 시내 오거리에 설치된 전광판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자 남원농협 관계자는 “에너지절약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로 전광판 운영시간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