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도록 양식을 하는데 수온이 이렇게까지 오르는 것은 처음 봅니다. 자식 같은 메기가 혹여 폐사하지 않을까 그저 걱정입니다.”

익산시 성당면에서 25년째 메기 양식장을 운영하는 양식업자 송병훈(60)씨는 기록적인 폭염에 혹여 메기가 폐사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낮 한 때 36도를 기록한 23일 오전 10시 30분께 메기 30여만 마리가 서식하는 양식장 어디에서도 메기는 찾을 수 없고 수차만 덩그러니 돌아가고 있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메기 활동이 확연히 줄었다는 송씨의 하소연이다.

이상 증세는 폭염특보가 발효되던 보름 전부터 나타났다. 수온이 30도 이상을 기록하더니 이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지속적인 수온 상승세에 폐사 등 재산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송씨는 양식장을 한시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날도 수온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지하수를 양식장에 투입했고, 수차를 돌려 양식장 내 산소 공급을 늘렸다. 메기의 건강 회복을 위해 영양제도 투여했다.

송씨는 “수온이 1도 상승할 경우 사람으로 치면 기온 10도가 상승하는 것과 같다. 수온 1도에서 2도 차이로 물고기는 숨을 쉬지 못할 수 있다”면서 “더위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금의 심정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 빨리 온도가 낮춰지길 바랄 뿐이다”고 희망했다.

같은 날 익산시 용안면에서 메기양식장을 운영하는 임현섭(50)씨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8년째 메기를 양식한 그는 이 같은 더위가 지속될 경우 오는 8월이면 메기가 대량 폐사할 것으로 봤다.

그는 “메기는 대체로 20도에서 27도 수준의 수온에서 서식한다. 30도를 넘길 경우 발육에 차질이 생길뿐더러 스트레스를 받고 더위에 따른 폐사 우려도 야기된다”면서 한숨을 내뱉었다.

전북도는 계속되는 폭염에 도내 양식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도내 양식장은 모두 641개소로 취합됐으며, 어종별로는 메기 134개소, 미꾸라지 93개소, 동자개 51개소, 뱀장어 142개소 등이다.

도는 어류 양식장 관리요령으로 △수온, 용존산소량 등에 대한 어장 점검과 수시 양식생물 동태 점검 △서식밀도를 낮추고 환수량 및 산소 공급량의 증대 조치 △스트레스 최소화 △사료공급 중단 △질병발생 징후 시 관련 전문가 처방에 따른 신속 치료 등을 안내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도내 양식장 고수온 어장은 철저하게 관리해 수산생물피해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며 “유관기관과 협력해 고수온 어장에 피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김용 수습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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